납북자 문제 풀릴까

1987년 나포된 동진호의 선원 정일남(49)씨가 8일 금강산에서 마련된 제12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어머니 김종심씨를 만남에 따라 납북자 문제 해결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8월 금강산에서 열린 제6차 적십자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국군포로 문제에서 다소간의 접점을 찾았지만 납북자 문제에서는 이견만 남긴 채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당시 회담에서 북측은 “납북자 문제는 거론도 하지 말라”며 완강한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그동안 납북자에 대해 ’의거 입북자’만이 있을 뿐이라면서 남측이 주장하는 납북자와 국군포로는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북측 체제를 선택해 북측 지역에 남았다고 강조해 왔다.

따라서 북측의 납북자 인정은 스스로의 주장을 뒤엎게 되는 셈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런 사안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북한이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양새를 취할 경우, 자칫 남북관계가 훼손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부담을 가질 수 있다.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일관계가 일본 내 보수여론에 떼밀려 역풍을 맞았다.

따라서 북측의 납북자 문제 해결에 대한 전폭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납북자 문제는 현재의 점진적 해결방식에 따라 풀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한적십자사와 정부는 2000년 11월 제2차 이산가족상봉 때부터 납북자를 상봉대상자 명단에 포함시켜 동진호 선원 강희근씨가 남측의 어머니 김삼례씨를 만났다.

12차 이산가족 상봉까지 남측에서는 납북자 55명의 생사확인을 북측에 의뢰, 11명이 가족을 만났고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34명은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일단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에 납북자를 포함시키는 ’끼워넣기’식의 점진적 해결방식을 유지하면서 북측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해 나갈 계획이다.

제6차 적십자회담에서 북측에 요구했던 전후 미귀환 납북자 480여명의 일괄 생사확인 방식을 꾸준히 요구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평양에서 열린 제16차 장관급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인도주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적십자회담 채널을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일단은 북측이 다소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전쟁 중 행불자 문제’를 논의하고 납북자 문제에 대한 북측의 정치적 부담감을 덜어주면서 지속적으로 설득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 간의 신뢰가 깊어지면 풀려나갈 수 있는 문제”라며 “남북간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으면서 인도주의 차원에서 이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북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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