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토플 성적 거의 ‘대등’

“남한은 72점, 북한은 69점.”

남북한의 토플(TOEFL) 응시자의 실력이 거의 대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토플이 인터넷 기반의 iBT(Internet-Based Test)로 바뀐 2005년 9월부터 2006년 12월 사이 북한 국적 응시자들의 토플 평균 점수는 120점 만점에 69점으로, 남한 국적 응시자의 평균 72점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과거의 토플 시험에서 말하기가 추가되고 문법이 빠진 iBT시험에서 중국은 평균 76점을, 일본은 65점을 각각 기록했다. 일본 성적은 북한보다 뒤떨어지는 것이다.

토플을 주관하는 미국 ETS사의 홍보관계자는 RFA와 인터뷰에서 “나라마다 토플 응시자들의 연령과 교육 수준이 달라 평균 점수만으로 국가별 영어 실력을 가늠하기는 힘들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북한은 최근 10년동안 매년 토플 평균 점수가 계속 오르고 있는 국가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에서 대외무역 등을 위해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04년 북한에서 3개월동안 영어교사로 일한 적이 있는 캐나다인 제이크 불러씨는 “나에게서 영어를 배운 북한 사람들은 열정이 대단했다”며 “중국에서 토플 시험지를 구해, 내가 가르치던 학생들에게 연습삼아 시험을 치게 했더니 677점 만점에 500점 이상자도 몇몇 나왔다”고 소개했다고 RFA는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한 탈북자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에서는 1970년대부터 영어교육이 강화되기 시작했다”며 “특히 문법보다는 말하기와 듣기 등 실용영어를 중심으로 가르쳐 이러한 부분에선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에서 영어교육을 받는 사람은 소수정예화돼 있어 남쪽에 비교해도 크게 뒤쳐지지 않을 것”이라며 “주로 중국 등 제3국에 나와 있는 유학생과 외교부 직원이나 해외 공작 요원 등이 영어를 많이 배운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최근 영어교육 강화를 위해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일부 대학에서는 전공과목 수업을 영어전용 으로 하고 있으며, 평양제1중학교 등 영재학교에서는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북한 국적의 토플 응시자 수는 1995년 7월부터 2000년 6월까지 1천명대에 머물렀으나 2003년 7월∼2004년 6월 4천명대를 돌파했고 2005년 7월부터 2006년 12월까지는 6천명을 넘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북한에는 미국 ETS사가 공식 인정한 시험대행 기관이 없어 북한 내부에서는 토플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상황.

따라서 북한 국적으로 응시하는 사람은 중국 등 제3국에 체류하고 있는 유학생이나 해외 주재원의 자녀, 토플 시험을 위해 중국 등에 나온 북한 응시생 등인 것으로 보인다.

또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소속 일본 교민들도 북한 국적으로 토플 시험을 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 국적 응시자의 상당수가 조총련계일 수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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