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추진 신중해야”

박기덕(朴基德) 세종연구소장은 18일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지만 추진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대선에 공공연하게 개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적극화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과 관계를 긴밀히 하는데 정상회담만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정상회담을 해야 할 만큼 급박한 일이 과연 무엇인가, 정상회담이 없으면 남북관계 적극화가 안될 것인가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는 국가적 이익도 도모하지만 정파적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당이건 야당이건 대외정책은 자파의 이익에 맞게 하면서도 국익을 훼손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을 궁극적인 체제보장 수단으로 여겨 완전한 포기를 안 할 가능성도 있고, 미국도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전략적 목표가 변질될 수 있다”면서도 “양측이 난관들을 피해가면서 합의할 가능성이 있어 빈손은 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와 핵 시설 불능화, 중유 95만t 상당의 지원 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등이 앞으로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며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문제를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의 대선 개입이 그들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남측에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무엇보다 대선에서 국가의 거시적 문제와 현안들에 대한 정책대결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념대립 양상을 보여 국민 의사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는 “정치적 사안과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연계하더라도 ‘올 오어 나씽'(무조건 퍼주기 아니면 전면 중단)이 돼서는 안된다”면서 “특히 식량이나 의료 등 명백한 인도주의 지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로서는 체제 안위차원에서 (대북지원에 대한) 철저한 분배 확인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분배 확인이 중요하긴 하지만 인도적 지원목표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사활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2.13합의’ 이후 북한 체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은 앞으로 보다 개방된 사회로 갈 것이고 현 지도부의 위상 문제도 불거질 것”이라며 “중단기적으로는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소수 지배의 합리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소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4년 세종연구소에 들어와 남북한관계연구실장, 정책연구실장 등을 거쳐 2002년부터 부소장을 역임하다가 지난달 2일 소장에 취임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