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에너지실무협의에 관심 집중

“북한 내부 사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남북한이 19일 판문점에서 북핵 6자회담 경제.에너지 지원과 관련된 실무협의를 갖기로 한데 대해 전문가들은 상당한 기대를 피력하고 있다.

우선 확산되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북한 내부의 인식을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 도중 직간접적인 교감을 통해 김 위원장의 현재 상태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만일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핵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지휘권을 수행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될 경우 현재 답보상황인 핵 검증 협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희망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부터 북한 군부를 중심으로 영변 핵시설 불능화의 중단과 핵시설의 원상복구 조치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북 에너지 실무협의에 응한 것은 김정일 건강이상설 확산에 따른 내부 동요를 차단하고 국면을 전환하려는 판단에 따른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17일 “만일 북한이 핵시설 복구 등 위기지수를 높이려 한다면 이 시점에서 남북 협의에 응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조심스럽지만 일단 협의가 진행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열린 6자 수석대표회담 합의에 따르면 한.중은 8월말까지 북한과 비중유 잔여분 제공 방식과 품목 등에 합의하기로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북한을 제외한 모든 참가국들이 10월말까지 중유.비중유 지원을 완료하기로 했다. 북한도 역시 이때까지 불능화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결국 8월말이라는 시한까지 지난 마당에 북한이 판을 깨기로 했다면 협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오히려 큰 것으로 전망됐었다.

그리고 그동안 북한은 경제.에너지 제공문제를 논의하자는 우리 측 제안에 아무런 답변을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이 남측과의 협의에 임한 것은 최근 북한내부의 동향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협상은 실무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번 협의가 북한측 제안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볼 때 ‘실무적 차원’에만 머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 정부는 현재까지 중유 5만t과 중유 약 6만6천t에 상당하는 에너지관련 장비와 자재를 제공했으며 북에 주기로 합의한 물량 중 미제공분인 자동용접강관 3천t을 마련하기 위한 국내 조달절차를 진행중이다.

게다가 미국측이 최근 북핵 검증안의 형식과 관련해 북한이 거부 반응을 보이는 일부 용어에 대해 수정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북한에 전달하는 등 신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미.북 핵협상에 정통한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는 “미국 정부는 북한이 검증 기준과 관련해 현재 극도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국제적 기준’과 ‘핵환경 시료채취’와 같은 용어에 대해선 이름을 바꿀 용의가 있으며, 이와 같은 의사를 이미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따라서 북한측이 최근 검증협상에서 보인 미국의 신축적인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경우 6자회담 전체 국면이 재개되는 수순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