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증시 영향력 7년 전과 큰 차이

7년에 재개된 남북정상회담 소식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후끈 달아올라 코스피지수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상회담 첫날인 2일 코스피지수는 종전 사상 최고치 기록인 지난 7월 25일의 2,004.22를 훌쩍 뛰어넘어 2,014.09로 마감된 것.

한국 증시에서 장기간 엑서더스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투자자들이 모처럼 순매수 행진을 멈추고 하루에 무려 6천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입한 덕분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비롯한 대부분 업종이 급등세를 펼쳤으며 특히 일부 남북경협관련주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6월15일 당일 코스피지수가 5.9% 급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7년의 간격을 두고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천양지차인 셈이다.

2000년 당시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한 그 해 3월부터 코스피지수는 5% 가량 올랐으나 막상 회담이 공식 발표된 이후 회담 당일까지 오히려 11% 이상 하락했다. 회담 이후에는 한 달 간 고작 5.4% 상승했다.

외국인들은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된 3월부터 6월까지 순매수 규모를 줄여나갔고 회담 당일 순매수액수는 580억원에 그쳤다.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대형 호재가 이처럼 약발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당시 국내외 경기가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후유증으로 하강 국면에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우증권은 “2000년 당시 남북 대화 자체가 중요했을 뿐 특별한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미치는 회담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 경기 상황도 조정기였던 만큼 증시 참여자들은 회담 보다는 경기와 펀더멘털에 더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그 당시 증시 주변 여건과 비교하면 전혀 다르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피지수가 대세 상승기를 맞아 꿈의 지수인 2,000선을 처음 밟은 데 이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충격이 점차 해소되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져 증시에 ‘단비’와 같은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

정상회담 개최 첫날 남북경협 수혜주로 부상된 현대건설과 POSCO, 현대제철의 주가가 폭등한 것은 남북 정상이 단순한 만남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회담 이틀째인 3일 경제협력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합의문에 포함된다면 관련 기업들의 주식은 더욱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 인프라 구축 등과 관련해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건설주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등 대북사업주, 한국전력, 효성, LS산전, 일진전기 등 발전 및 송배전주를 주목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와 6자회담 진전 등의 소식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고 매도우위를 보인 외국인투자자의 매매에 변화를 가져온 호재였다. 코스피지수 2,000 안착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고 진단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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