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에서 영화축제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6일 저녁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는 9일 동안 73개국 307편의 다양한 영화를 상영, 영화 마니아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허우사오시엔 감독의 ‘쓰리타임스’(Three Times)를 개막작으로 부산 일대 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북한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보다 하루 빠른 5일 북한 영화팬을 흥분시키는 영화상영축제가 시작됐다. ‘영화상영순간(旬間)’이라는 북한의 영화행사는 그러나 외국 영화는 초청되지 않고 북한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다.
폐막일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통상 10일 내외로 열리는 것을 고려하면 부산영화제와 비슷한 시기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화상영행사는 노동당 창당 6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기획됐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16), 김일성 주석 생일(4.15), 정권수립 기념일(9.9) 등 주요 기념일에 이런 행사가 열린다.
영화 상영은 평양시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의 영화관에서 이뤄진다.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개막식이 끝나고 기록영화(다큐멘터리) ‘이 세상 끝까지 따르렵니다’와 예술영화 ‘잊을 수 없는 나날에’가 상영됐다.
이번 영화축제에는 ▲노동당 창당과 성장 과정에서의 김 주석과 김 국방위원장 활동 ▲김 주석의 일대기 ▲북한의 발전 과정에서 발휘된 군대와 주민의 투쟁 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상영되고 있다.
이번 영화축제에 상영되고 있는 예술영화 작품으로는 ‘보증’(제1, 2편), ‘기다려지는 사람’, ‘자력갱생만이 살 길이다’, ‘금진강’(제1, 2부) 등이 주목을 끌었다.
조선예술영화촬영소가 1986년 제작한 영화 ‘보증’은 2부작(제1부 ‘생명의 기사’, 제2부 ‘어머니의 모습’)으로 북한의 한 기업체가 외국의 기술 지원 없이 에틸렌생산 자동설비를 제작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연출과 연기, 촬영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는 북한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인 리춘구가 대본을, 1999년 사망한 김영호가 연출을 각각 맡았고, 개성있는 연기로 유명한 중견배우 박기주 등이 출연했다.
2002년 나온 ‘금진강’은 함경남도 금진강에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을 그렸으며, 지난해 나온 영화 ‘기다려지는 사람’은 농장원으로 진출한 제대군인이 앞장서 이모작 농사와 중소형발전소 건설을 실현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기록영화 작품으로는 ‘민족의 끝없는 영광과 행복’, ‘인민을 위한 길에 언제나 함께 계셨습니다’, ‘어버이 수령님 군인들과 함께 계시어’, ‘위대한 영장을 모시여’(연속편) 등이 상영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