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베트남 3자 정상교류..한반도 해빙 재촉

올해 가을, 남과 북 그리고 베트남 최고 권력자들의 3자 정상 교류가 숨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출발로 베트남 권력 실세인 농 득 마잉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지난달 16∼18일 평양을 방문, 김 위원장과 회담을 한 데 이어 오는 14일 서울을 방문, 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마잉 서기장은 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비롯, 방북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보여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한달여만에 다시 `간접 교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가 지난달 26∼30일 베트남을 방문했고, 또 오는 14∼16일 남북 총리 회담을 위해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

남과 북, 베트남의 정상을 포함한, 고위급 인사들의 교차 교류가 한달 남짓 사이에 숨가쁘게 이어지는 것은 초유의 일이며, 북한의 개혁.개방 정책의 향방은 물론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확산되고 있는 한반도 냉전 구조 해빙 무드에 도움을 주는 주목할 만한 흐름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은 평양을 방문한 마잉 서기장에게 20년간에 걸친 베트남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 정책의 성취를 높이 평가하며, 베트남식 개혁.개방 노선을 벤치 마킹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어 베트남 답방 초청을 수락하고 곧바로 김영일 총리에게 베트남을 방문토록 했다는 점에서 최근 북-베트남의 활발한 교류는 북한의 향후 경제개발 및 대외개방 노선과 연관지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 대통령도 평양 남북정상회담 기간 북측 지도자들에게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을 적극적으로 언급하며 북한의 대외개방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남북정상회담후 북한과 베트남의 활발한 최고위 인사 교류는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중국, 베트남의 예를 들면서 북한의 경제협력, 대외관계개선, 국제기구 가입 필요성 등을 설명했으며, 김정일 위원장에게도 비슷한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김영남 위원장에게 특히 미국과의 관계, 경제규모 등을 거론하면서 베트남 사례를 잘 보고 연구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고, 개혁.개방이라는 표현을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베트남 등의 예를 들면서 적극적인 대외 경제협력 필요성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천호선 대변인은 이와 관련, “베트남은 북한과의 전통적인 우호 협력관계에 입각해 그간의 발전 경험을 북한에 조언할 수 있으며, 베트남과 북한의 교류는 남북관계 발전은 물론 북한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남북정상회담후 양국의 활발한 교류에 의미를 부여했다.

공교롭게 지난달 하노이를 방문, `베트남식 경제학습’을 했던 김영일 북한 내각 총리가 오는 14∼16일 남북총리 회담 대표로 서울을 방문하고, 같은 기간 마잉 서기장이 방한하는 것도 이채롭다. 남북정상회담후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 북측 지도부의 대외 개방의지 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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