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소강국면 장기화되나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공식 반응을 자제하며 관망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새 대북정책에 대한 북의 호응이 있을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뜻을 피력해 주목된다.

김 장관은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대외정책을 무시하고 남북관계를 끌고 나갈 형편이 아니다. 상대방(북한)이 우리에 대해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것인지,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인지 보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정부가 북핵 프로세스의 진전과 남북관계 발전을 연계하는 `비핵.개방.3천’구상을 천명한 만큼 북한이 이 기조에 모종의 반응을 보일때까지 우리 역시 대북 관망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관망세가 지속될 경우 남북 당국 간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둘러싼 대화의 재개가 늦어지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작년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에 합의한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조성, 철도.도로 개보수 등과 관련한 협의 또한 북핵 상황의 가시적 진전없이는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김 장관의 이날 발언을 다른 각도로 보면 북핵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북한의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망 기조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현지시간으로 13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이후의 북핵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제네바 회동을 통해 북.미가 핵 신고를 둘러싼 신경전을 매듭짓고 최종 비핵화 단계로 나아갈 경우 대북 비료지원, 베이징 올림픽 공동응원단 파견을 위한 경의선 철도 긴급보수 등 현안들을 놓고 남북이 자연스럽게 머리를 맞댈 상황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제네바에서 북미가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최소한 내달 15~21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전까지 남북관계가 큰 틀에서 소강국면이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조율을 거친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그에 따라 북한이 침묵을 깨고 대남정책 기조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핵상황이 지지부진하고, 남측이 계속 모호한 대북정책 기조를 이어갈 경우 북한이 상황을 흔들기 위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그보다는 북한도 한미정상회담 이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보다 선명해지길 기다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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