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갈등을 넘어 사회통합으로”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민화협·한겨레통일문화재단 주최 학술회의에서는 남남(南南)갈등을 진단하고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논의가 봇물을 이뤘다.

’남남갈등 해결의 길’ 주제 발표에서 백낙청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준비위 상임대표는 “어느 사회에서도 갈등이 불가피하지만 소모적인 갈등이 되풀이되는 것이 문제”라며 “불가피한 갈등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생산적인 동력으로 바꿀지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운을 뗐다.

백 상임대표는 일부에서 말하는 ’대한민국만의 선진화’는 비현실적인 구상이지만 남북의 화해와 점진적 통합을 수반하는 선진화는 가능하다면서 “한반도 전체의 선진화로 목표를 잡으면 (좌.우의) 불필요한 대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6.15 공동선언 후 남북 화해가 본격화되면서 오히려 남남갈등이 심화된 측면이 있다”며 이는 1987년 이후 인위적, 폭력적으로 억압돼 있던 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백 상임대표는 하지만 “자신이 설정한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반(反)대한민국 세력으로 못박아 담론의 세계에서 배제하는 것이 문제”라며 보수든, 진보든 흑백논리를 넘어 “선진화와 통일의 병행, 화해와 교류, 점진적인 통합”을 일궈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분단국가이자 일종의 결손국가로, 공인된 국경이 없는 상태에서 안보위협에 시달리는 태생적 안보국가”라면서도 “북한 문제가 우리의 문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돼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이인호 명지대 석좌교수는 “남남갈등이 우려할 만한 시점이지만 갈등의 실마리를 푸는 것이 간단치 않다”며 갈등의 역사적 배경을 짚었다.

이 교수는 “어느 한 쪽이 고통을 받은 것이 아니라 민족 전체가 수난을 당한 역사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극단으로 치닫는 이념대립을 경계했다.

그러나 “북한과 화해·평화공존과 통일의 문제는 구별돼야 한다”면서 “표피적으로 북한과 화해는 진행되고 있지만 정상적인 대화가 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통일이 돼야만 민주화된다며 (북한과) 교류부터 하자는 백 대표의 입장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며 “노무현 정부는 의욕 과잉에 능력부족으로 (대북정책에서) 엄청난 역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호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토론에서 “보수와 진보는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 여전히 대척점에 서 있다”면서 하지만 두 진영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금씩 시각차를 좁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남남갈등 주제 학술회의에는 이밖에 나성린 한양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조 형 이화여대 교수, 홍세화 한겨레신문 시민편집인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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