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임기 개시 후 42일간 표류해 온 국회가 드디어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뗐다.
국회는 10일 오전 10시 첫 본회의를 열고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을 선출했다. 이날 선거에는 전체 299명의 의원 중에 283명이 참여했고, 국회의장 후보에 단독 출마한 김형오 의원이 263명의 찬성으로 당선됐다.
김형오 신임 의장은 “금년은 제헌 60주년이 되는 해로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훨씬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밑그림은 제가 그릴 테니 여기 있는 의원님들이 색깔을 입혀 달라. 이제 흑백 정치시대를 마감하고 칼라 정치시대로 나아가자”고 각오를 밝혔다.
김 의장은 “지난 40여 일간 국회가 표류하는 동안 시청 광장에서는 촛불이 나부끼고 있었지만 여의도의 등불은 꺼져있는 상황을 보며 국회의 자화상에 대해 생각했다”며 “품격 있는 언행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국회, 정쟁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다툼으로써 국민에게 희망과 안심을 주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편 가르지 않고 공정하게 임하겠다. 여야를 초월하고 초선과 다선을 뛰어넘어 상생의 국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며 “국민을 하늘같이 여기면서도 국회의 권위를 회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전날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합의한 ▲쇠고기 국정조사 ▲국회법 및 국회상임위원 정수 규칙 개정 ▲민생안정대책 ▲공기업 관련대책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 ▲국군 부대의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 파병연정 동의안 등 6개 특위 구성결의안도 통과시켰다.
각 특위는 오는 14일 특위 구성을 시작으로, 쇠고기 국조 특위의 경우 내달 20일까지, 파병연장 동의안 관련 특위를 제외한 4개 특위는 내달 14일까지 활동한다.
이 외에도 국회는 11일 오후 2시 정식 개원식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청취한다. 다음 주 초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이어 나흘간 쇠고기와 민생문제를 주제로 긴급현안 질의를 갖는다.
한편, 이날 국회의장 선출로 국회 정상화의 첫 단추는 끼워졌지만 앞으로 상임위 배정 등 원 구성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갈등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 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은 법사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을 것인가이다.
한나라당은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집권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의 경우 17대 국회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에게 법사위원장을 양보했던 만큼, 18대 국회에서도 야당인 민주당이 당연히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양당은 또한 교섭단체 요건 완화 방안이나 방송통신위의 소관 상임위 문제를 놓고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