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KAL)기 폭파범인 북한 공작원 출신의 김현희씨가 15일 일본 NHK TV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지난 5년간 대한 항공기 폭파 사건의 진상이 왜곡돼 나와 나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던 아에코씨의 존재를 부정하는 보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1978년(당시 22살) 실종됐던 일본인 다구치 아에코 씨가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던 ‘이은혜’가 맞으며, 자신은 다구치 씨가 지금도 살아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에코가 북한에 있는 것을 증명하고 (그것이) 납치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가 언론 인터뷰에 응한 것은 지난 1997년 결혼 이후 처음이다. 김 씨는 최근 언론인 조갑제 씨에게 보낸 편지 등을 통해 ‘KAL기 폭파 사건’의 조작설과 관련해 그동안의 괴로웠던 심경을 털어놓은 바 있다.
김 씨는 2002년 북일 정상회담 당시 북한이 다구치 씨가 죽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북한의 기밀을 알고 있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를 귀국시키면 북한의 공작기관이나 공작원에 관한 정보가 외부에 새나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죽었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에코와는 2년간 서로 국적을 떠나 친자매처럼 살았다”며 “그녀는 아이들이 보고 싶다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5년 전 뉴스를 통해 아에코의 아들을 보았는데 부모와 자식은 감출 수 없다. 눈이 꼭 닮았다”며 “납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아에코 씨의 가족을 만나 ‘희망을 가지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아들을 만나 엄마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