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회담 후 ‘두문불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오전과 오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공식행사에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은 회담을 가진 뒤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고 인민문화궁전에서 답례 만찬을 주최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 행사에는 헌법상 북한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노 대통령과 동행했다.

2000년 정상회담 때는 김 위원장이 회담 이틀째인 6월14일 답례 만찬에 참석해 행사를 마친 뒤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공동성명에 서명했었다.

또 아리랑 공연은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작품’으로 선전하고 있을 뿐 아니라 2000년 10월에는 김 위원장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아리랑’의 전신격인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을 함께 관람한 일이 있어 김정일 위원장이 노 대통령과 함께 관람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김 위원장이 회담 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은 회담을 통해 충분히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4일 환송 오찬을 내겠다고 밝혔기 때문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또 일각에선 남북간 공식회담을 마치고 합의문안 조율에 들어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막후에서 협의과정을 보고받으면서 제2의 ’6.15공동선언’을 만드는 과정을 지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와 함께, 전날 노 대통령의 영접 행사 때 나타난 것처럼 김 위원장의 건강이 7년 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궂은 날씨에 밤늦은 시간 야외에서 벌어지는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나, 축배의 잔을 부딪치면서 밤늦게까지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만찬 행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4일 낮 환송오찬을 주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각종 행사에 불참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이미 공식회담을 갖고 조율된 입장을 합의문으로 만들 것이므로 이번 회담은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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