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환자도 아닌데…”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직접 영접한 데 대한 노 대통령의 사의 표명에 “환자도 아닌데”라고 특유의 유머 감각을 다시 발휘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회담 첫머리에 노 대통령이 “어제 일행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평양 시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줘 마음속으로 감사하다. 위원장께서 직접 나와주시고 해서…”라고 사의를 표하자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있을 수 없잖습니까”라고 답해 회담장에 잔잔한 웃음이 일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답은 자신에 대한 외부의 건강이상설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환자도 아닌데”라는 말은 노 대통령의 방북 이전에 돌았던 자신의 건강이상설 외에도, 노 대통령을 영접할 때 쇠약해보인다는 남측 언론과 외신보도도 접하고 나온 말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유머의 특징은 자신에 대한 외부의 비판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자신의 입으로 거론하면서 인정하는 태도로 ’열린 생각’임을 과시하거나 반전을 노리는 데 있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때도 김 위원장은 6월14일 김대중(金大中) 당시 대통령과 둘째날 정상회담에서 “구라파 사람들이 나를 은둔생활한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됐다”는 한마디로 외부에 형성된 ’은둔 이미지’를 벗기는 효과를 거뒀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