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아들, 당장은 후계 세습 불가능”

김정일이 와병 상태에 빠져있는 현 상황에서 당장은 권력기반이 없는 아들들에 대한 후계는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은 10일 발간한 ‘김정일의 9·9절 불참과 향후 북한 체제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김정일의 유고(有故) 상황은 북한체제에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김정일을 정점으로 한 비제도화된 정치체제 하에서 절대 권력자의 급작스러운 유고는 정치체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정일은 선군정치 하에서 당을 통해 군과 내각을 통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군과 내각의 주요 부서를 직접 통제하는 직할통치체제를 선호했다”며 “또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당 정치국이나 비서국과 같은 협의체에 의존하기 보다는 측근들에게 개별적으로 명령을 하달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인적통치에 의존한 정치체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권력기반이 없는 어린 아들로의 후계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김정일의 건강 수준을 ▲단순한 와병상태 ▲의식은 있으나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 ▲사망을 포함한 유고 등으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후계체제 유형을 제시했다.

이어 “김정일의 병세가 심각하지 않고 단순한 와병상태라면 김정일은 자신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측근 가운데 한 명을 지목하고 그의 후견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으로 “김정일이 의식은 있으나 병세가 장기화된다면 침상에 누워서 혹은 휠체어를 타고 수렴청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김정일의 급작스러운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일단 당과 군의 실세들로 구성된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국방위원회가 형식상 권력의 중심에 남아있으면서 후계구도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만 “과도기 기간 중 집단지도체제에 균열이 발생하고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유언비어의 유포, 주민들의 동요, 대량난민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보고서는 또한 “김정일의 유고상황은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분석도 제시했다.

“우선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핵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일의 유고 상태가 발생하면 북한은 대외정책의 동력을 상실할 것이기 때문에 북핵 문제는 미국의 차기행정부가 들어서 외교안보라인이 정비되는 내년도 중반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정일의 유고상황 시 미국은 북한의 핵과 핵물질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관심을 집중하게 될 것이며, 이와 관련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묵인 하에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는 등 주변 정세가 급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