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싫어한 흰색차 행렬…앞줄 오열· 뒷줄 눈치

28일 김정일 영결식은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주민들은 보통 운구 행렬 시작 2시간 전에 도로에 나오기 때문에 최소 3시간 이상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중계된 김정일 영결식은 이례적으로 생중계 됐다. 전 세계가 김정일 운구차를 호위하며 등장한 김정은을 지켜봤다. 1994년 김일성 영결식은 녹화중계를 했다. 당국이 돌발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영결식은 김정일 대형 사진이 걸린 운구차량을 선두로 한 운구 행렬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철저히 무장하자’라는 선전 간판 앞을 지나 금수산기념궁전 앞에 들어서면서 본 행사에 돌입했다. 


◆영구차는 최고급 리무진=운구행렬 대열 앞에 선 영구차는 김일성 사망 당시 운구에 사용됐던 것과 같은 포드사의 최고급 리무진 ‘링컨 컨티넨털’이었다.


영구차 상단에는 김정일의 시신이 들어 있음을 알리는 관이 올려져 있었다. 보통 관을 차 내부에 싣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 관은 북한 노동당기로 둘러졌다. 그리고 그 위에는 흰색 국화가 놓였다. 빨간색 ‘김정일화(花)’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일반 관례를 따랐다.  


영구차는 김정은 체제의 핵심인물들이 호위했다. 오른편에는 김정은이 검은색 코트를 입고 차량에 손을 얹은 채 운구차를 호위했고, 장성택, 김기남, 최태복이 뒤를 따랐다. 왼편에는 군부의 핵심인물인 리영호, 김영춘, 김정각이 호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일 장례기간 조문 서열은 장례위원 명단 순이 아닌 경우가 여럿 있었다. 그런데 장성택이 TV로 중계되는 영결식에서 김정은 바로 뒤에 서 있는 모습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장면이어서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북한 권력 2인자라는 것을 공식 천명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일 영구차 뒤로 검은색 벤츠와 흰색 외제 차량이 뒤따르고 있다./조선중앙방송 캡쳐

영구차 뒤로 김정일이 평소에 즐겨 탔던 검은색 벤츠 차량 약 30대 정도가 따랐다. 김정일이 탔던 차량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차량 내부에는 운전사 외에 아무도 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검은색 차량 뒤로는 장의위원들이 탄 흰색 외제차량 수십 대가 따랐다. 평소 김정일은 흰색 차량을 싫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흰색 차량이 뒤를 따른 것은 의외다. 


한 탈북자는 이에 대해 “흰색 차에 빨간색만 칠하면 일본 국기 같다고 해 북한에는 흰색 차량이 없다”며 “하지만 김정은의 어머니인 고영희가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김정은은 흰색 차량에 대한 거부감이 없을 것이다. 이번 준비도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평양시민 일제히 오열?=금수산기념궁전 앞에는 조선인민군과 노농적위대 의장대와 육·해·공군 병사 수백명이 도열했다. 


영구차가 인민군대 앞에 이르자 군기수들이 군기를 앞으로 숙였고 명예 의장대장이 영접보고를 했다. 이어 인민군 사열이 진행되자 김정은도 거수경례로 답했다.  


영구차가 금수산기념궁전 앞을 지날 때에는 조선인민군 협주단이 1호 행사 때만 연주하는 추도가를 연주했다. 영구차가 궁전 앞을 빠져나가자 인민군 협주단으로 보이는 여성 군관들이 오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영결식에 동원된 평양 시민들과 군인들은 영하의 추위속에서 김정일의 운구차량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김정일의 운구차량은 이날 오후 2시를 넘어서 금수산기념궁전을 출발해 평양 시내를 한 바퀴 돌았다.


영구차가 평양 시내를 지날 때 평양 시민들은 일제히 통곡했다. 앞 줄에 있던 서 있는 사람들일수록 더 심하게 오열하고, 뒷줄로 갈수록 그 수위는 낮아졌다. 뒷줄에 있는 사람들은 옆 사람 눈치를 보기도 했다. 김일성 사망 당시와는 다른 풍경이다.   


영구차 이동 경로는 금성거리→비파거리→혁신거리→전승거리→영웅거리→충성의 다리→통일거리→청년거리→옥류관 다리→김일성 광장→개선문→김일성경기장→금성거리를 거쳐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돌아오게 된다. 김일성 사망 당시와 운구 이동 경로가 같다.


한편, 영구 행렬에는 군악대 차량이 선두에서 ‘김정일 장군의 노래’와 장송곡 등을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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