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제일 싫어하는 날은 12월 10일이다?

 61년 전인 오늘, 1948년 12월 10일 유엔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문이 채택되었다.


오늘 오전 국가인권위원회는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대한민국 인권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아동인권 분야에서 활동해온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가 가장 큰 상인 국민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보도진의 주목을 받은 단체는 10년 동안 묵묵히 북한인권운동을 해온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였다. 안경환 전 위원장 시기, 북한인권 단체와 국가인권위의 불협화음 때문에, 보도진의 관심이 더 컸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이날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다른 여러 민간분야 개인상/단체상 중 하나로 표창장을 수상했다. 큰 상을 받건, 작은 상을 받건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하지만 북한인권문제가 ‘한반도 절반’의 문제이고, 2300만 북한 형제들이 지금 이 순간도 겪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 개인/단체들과 섞여 ‘원 오브 뎀'(one of them) ‘이하 동문’으로 처리된 것은 좀 어색했다. 상이야 작은 상을 주더라도, 또 주인공은 다른 수상단체들로 하더라도, 북한인권단체에게는 별도의 공로상이나 특별상 정도로 처리하는 것이 어땠을지 모르겠다.


이날 시상식은 북한인권 문제가 한반도 문제의 본질임에도 불구하고,-유엔과 유럽 등에서는 ‘한반도 이슈’라고 할 경우, 북한 핵문제와 북한인권문제로 압축된다-북한인권문제는 아직 우리 사회의 본질적 아젠다로 자리잡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날 시상식 행사에서는 1948년 12월 10일 유엔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문을 발표하던 필름을 그대로 방영해주어 눈길을 끌었다. 좋은 아이디어였다. 또 프로그램 책자에도 세계인권선언문이 실려 있었다.


일반인들에게 세계인권선언문이라고 하면 주로 고등학교 영어 시간 때 ‘영어를 학습(해석)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 두번 쯤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계인권선언문은 언제 읽어도 명문이다. 문장 자체가 좋다는 뜻이 아니라, 양차 대전이 끝나고 1948년 세계가 신 질서로 들어가던 시기의 역사성과 인간의 존엄성을 재확인하는 시대정신으로서의 명문이다.    


세계인권선언문은 전문(前文)과 30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이 30개 조항을 하나하나 읽어보면 현 북한체제가 얼마나 반인권적이며, 북한체제와 세계인권선언은 도저히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생생히 알 수 있다. 오늘 세계인권기념일을 맞아 ‘공부’도 할겸, 30개 조항을 그대로 옮겨본다. 괄호 안은 세계인권선언 조항에 완전히 반대되는 현 북한체제의 현실을 나타낸다. 


제1조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에게 형제의 정신으로 대하여야 한다.(수령주의, 수령만이 사회역사발전의 유일한 동력)  


 제2조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그 밖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기타의 지위 등에 따른 어떠한 종류의 구별도 없이, 이 선언에 제시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김일성민족 제일주의)        


제3조  모든 사람은 생명권과 신체의 자유와 안전을 누릴 권리가 있다(정치범 수용소. 수령결사옹위을 위한 총과 폭탄) 


 제4조  어느 누구도 노예나 예속상태에 놓여지지 아니한다. 모든 형태의 노예제도 및 노예매매는 금지된다.(탈북여성 인신매매) 


 제5조  어느 누구도 고문이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이거나, 모욕적인 취급 또는 형벌을 받지 아니한다.(정치범 수용소, 정치범 생체실험, 보위부 고문)  


 제6조  모든 사람은 어디에서나 법 앞에 인간으로서 인정받을 권리를 가진다.(수령의 교시와 말씀,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  


 제7조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고, 어떠한 차별도 없이 법의 평등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모든 사람은 이 선언을 위반하는 어떠한 차별에 대하여도, 또한 어떠한 차별의 선동에 대하여도 평등한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수령의 교시, 10대원칙)  


 제8조  모든 사람은 헌법 또는 법률이 부여하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하여 담당 국가법원에 의하여 효과적인 구제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수령의 교시, 10대 원칙)


제9조  어느 누구도 자의적인 체포, 구금 또는 추방을 당하지 아니한다.(보위부, 보안성, 보위사령부의 급습)  


제10조  모든 사람은 자신의 권리와 의무, 그리고 자신에 대한 형사상의 혐의를 결정함에 있어서, 독립적이고 편견 없는 법정에서 공정하고도 공개적인 심문을 전적으로 평등하게 받을 권리를 가진다.( 당 생활총화, 호상비판, 대논쟁) 


제11조   형사범죄로 소추당한 모든 사람은 자신의 변호를 위하여 필요한 모든 장치를 갖춘 공개된 재판에서 법률에 따라 유죄로 입증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받을 권리를 가진다(수령주의. 당의 결정, 공개처형)       


제12조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사생활, 가정, 주거 또는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인 간섭을 받지 않으며, 자신의 명예와 신용에 대하여 공격을 받지 아니한다. 모든 사람은 그러한 간섭과 공격에 대하여 법률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당, 보위부. 보안성, 보위사령부의 감시 통제 도청)


제13조 1. 모든 사람은 각국의 영역 내에서 이전과 거주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로부터도 출국할 권리가 있으며, 또한 자국으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 (통행증 제도),


제14조 1.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하여 타국에서 피난처를 구하고 비호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2. 이 권리는 비정치적인 범죄 또는 국제연합의 목적과 원칙에 반하는 행위만으로 인하여 제기된 소추의 경우에는 활용될 수 없다.(탈북자 북송, 북송시 조사, 감금) 


제15조 1. 모든 사람은 국적을 가질 권리를 가진다.  2. 어느 누구도 자의적으로 자신의 국적을 박탈당하거나 그의 국적을 바꿀 권리를 부인당하지 아니한다. (망명시 조선민족배반죄, 반역죄.)


제16조 1. 성년에 이른 남녀는 인종, 국적 또는 종교에 따른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고 혼인하여 가정을 이룰 권리를 가진다. 이들은 혼인 기간 중 및 그 해소시 혼인에 관하여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2. 결혼은 양당사자의 자유롭고도 완전한 합의에 의하여만 성립된다. 3. 가정은 사회의 자연적이며 기초적인 구성 단위이며, 사회와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한국, 중국 사람 등의 아이를 임신하면 배를 발로 차서 죽이거나 눕혀서 영아 살해한다). 


제17조 1. 모든 사람은 단독으로는 물론 타인과 공동으로 자신의 재산을 소유할 권리를 가진다.   2. 어느 누구도 자신의 재산을 자의적으로 박탈당하지 아니한다.(사유재산 금지) 


제18조 모든 사람은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는 자신의 종교 또는 신념을 바꿀 자유와 선교, 행사, 예배, 의식에 있어서 단독으로 또는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공적으로 또는 사적으로 자신의 종교나 신념을 표명하는 자유를 포함한다.(전체주의 수령독재, 주체사상, 수령 영도론, 종교 박해) 


제19조 모든 사람은 의견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간섭받지 않고 의견을 가질 자유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에 관계없이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고,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당 통제, 보위부 검열, 정치범 수용소) 


제20조 1. 모든 사람은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 2. 어느 누구도 어떤 결사에 소속될 것을 강요받지 아니한다.(10대 원칙, 집단동원체제, 정치범수용소) 


제21조 1. 모든 사람은 직접 또는 자유롭게 선출된 대표를 통하여 자국의 통치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자국의 공무에 취임할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3. 국민의 의사는 정부의 권위의 기초가 된다. 이 의사는 보통 및 평등 선거권에 의거하며, 또한 비밀투표 또는 이와 동등한 자유로운 투표 절차에 따라 실시되는 정기적이고 진정한 선거를 통하여 표현된다.(‘찬반제 투표) 


제22조 모든 사람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권리를 가지며, 국가적 노력과 국제적 협력을 통하여 그리고 각국의 조직과 자원에 따라 자신의 존엄성과 인격의 자유로운 발전을 위하여 불가결한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의 실현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수령의 선물, 장군님이 차려주시는 잔치상) 


제23조 1. 모든 사람은 근로의 권리, 자유로운 직업 선택권, 공정하고 유리한 근로조건에 관한 권리 및 실업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고 동등한 노동에 대하여 동등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3. 모든 근로자는 자신과 가족에게 인간적 존엄에 합당한 생활을 보장하여 주며, 필요할 경우 다른 사회적 보호의 수단에 의하여 보완되는, 정당하고 유리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4.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가입할 권리를 가진다. (당의 배치, 사유제 금지, 배급제)


제24조 모든 사람은 근로시간의 합리적 제한과 정기적인 유급휴일을 포함한 휴식과 여가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 (집단동원체제, 금요노동)


제25조 1. 모든 사람은 식량, 의복, 주택, 의료, 필수적인 사회역무를 포함하여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안녕에 적합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를 가지며, 실업, 질병, 불구, 배우자와의 사별, 노령, 그 밖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다른 생계 결핍의 경우 사회보장을 누릴 권리를 가진다.(평균주의 배급이지만 미공급, 장마당에서 알아서 생존, 시장 늘어나면 화폐개혁 등 강제조치) 


제26조 1. 모든 사람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교육은 최소한 초등기초단계에서는 무상이어야 한다. 초등교육은 의무적이어야 한다. 부모는 자녀에게 제공되는 교육의 종류를 선택함에 있어서 우선권을 가진다.(선택 자유 부재,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필수교육) 


제27조 1. 모든 사람은 공동체의 문화생활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예술을 감상하며, 과학의 진보와 그 혜택을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자신이 창조한 모든 과학적, 문학적, 예술적 창작물에서 생기는 정신적, 물질적 이익을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당 통제, 집단동원, 김일성-김정일 교시 말씀 학습) 


제28조 모든 사람은 이 선언에 제시된 권리와 자유가 완전히 실현될 수 있는 사회적 및 국제적 질서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모든 사람은 수령의 교시에 무조건 철저히 복무해야 한다).


제29조 1. 모든 사람은 그 안에서만 자신의 인격을 자유롭고 완전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공동체에 대하여 의무를 부담한다.(모든 사람은 무조건 수령에 복무해야 한다. 군대에 가는 목적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수령을 결사옹위하기 위해서다). 


 제30조 이 선언에서 말한 그 어떤 권리와 자유도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를 파괴할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권리를 파괴할 목적으로 자기 권리를 사용할 수 없다.(오로지 수령만이 자유와 권리를 향유하며, 수령만이 모든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


이상의 세계인권 선언 30개 조항과 김정일 정권의 현실을 보면, ‘인권’과 김정일 정권은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인권문제가 매우 낮은 단계에서부터라도 개선되려면 전체주의 수령독재 체제를 바꾸어주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 12월 10일이 김정일이 제일 싫어하는 날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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