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러시아 음악 ‘마니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아마도 러시아의 음악과 무용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러시아의 예술단들이 수시로 북한을 들락거리고 있는데다 김 위원장은 이들의 공연을 빠짐없이, 그것도 같은 공연을 한번도 아닌 여러 차례 관람하는 것을 보면 가히 마니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3일 북한 지역을 순회공연 중인 러시아 모이세예프 국립아카데미 민속무용단의 공연을 관람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군부대 시찰 길에 군인들과 함께 이 무용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모이세예프 민속무용단은 작년 7월, 2004년 7월, 2002년 4월과 6월에도 방북, 김 위원장 앞에서 공연했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5월 국립아카데미 민속합창단 공연, 2월 자신의 64회 생일(2.16) 축하 차 방북한 러시아 국방부 중앙군악단의 공연 등 올 들어서만 4차례 러시아 예술단 공연을 관람했다.

작년 2월과 8월에도 러시아 국립아카데미 베로즈카 무용단의 공연을, 작년 4월 초 러시아 대통령 악단의 공연을 관람했으며 고(故) 김일성 주석의 생일(1912.4.15) 기념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하는 러시아 예술단의 합동공연도 거의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02년과 2004년에도 알렉산드로프 군대아카데미협주단, 국립아카데미 내무부협주단의 공연을 2회 이상 관람하고 협주단 단장과 지휘자 등을 만나 평양공연에 사의를 표시한 뒤 환담을 나눴다.

러시아 예술단의 방북 러시와 김정일 위원장의 잇따른 공연 관람은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김 위원장의 2001년 러시아 방문과 2002년 극동지역 비공식 방문 이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러시아와의 친선.협력 강화에서 김 위원장의 예술 외교가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북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단순히 외교적 측면에서 러시아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며 그가 러시아 예술을 대단히 좋아한다고 전하고 있다.

대북소식통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러시아의 음악과 무용을 아주 좋아해 보고 또 본다”며 “2000년 들어 잇따르고 있는 러시아 공연단의 방북은 대부분 김 위원장이 직접 초청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하바로프스크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줄곧 러시아 문화에 접했던 만큼 러시아 음악.무용에 친숙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북한의 유명 예술단인 보천보전자악단, 왕재산경음악단의 가수들이 부른 러시아의 명곡이 카세트와 CD로 제작돼 널리 보급되기도 했다.

아울러 러시아 예술단의 방북은 북한 주민을 위한 순회공연으로 이어져 북한예술만을 ’편식’해온 주민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영향권 안에서 미국 음악에 길들어 있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북한 주민들도 정권 수립 이후 러시아 문화권의 영향을 받아온 탓으로 러시아 음악.무용에 아주 익숙해져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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