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에 ‘충성편지’ 구국전위 총책 안재구 기소

1994년 지하당 구국전위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석방된 좌파(左派) 학자인 안재구(80) 전(前) 경북대 교수가 간첩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이정회)는 2일 국내 시민단체들의 동향을 북한 공작원에게 보고한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 등)로 안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안 씨의 아들 안영민(45) 민족21 편집주간 역시 북측 인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혐의(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등)로 불구속 기소됐다. 


안 씨는 간첩 협의뿐 아니라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로의 통일을 주장하는 이적단체 ‘통일대중당’ 결성에 참여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아들은 200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측 공작원과 접촉하고 이메일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씨는 2006년 “죄 많은 저를 장군님께서 안아주시고 잘 하지 못한 저의 사업마저 훈공(勳功)으로 받아주시니 험한 가시밭길이라도 한길로 나가야 할 것을 다짐했습니다”라는 내용의 ‘충성 편지’를 수차례 작성하기도 했다. 공안 당국은 2011년 7월 안씨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편지를 찾아냈다.


안 씨가 작성한 편지에는 한국 내 좌파 단체들에 대한 내용도 있다. 안 씨는 편지에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은 수령님의 교시에 의해 조직된 통일운동의 구심체”라며 “범민련 남측본부의 실무 청년 일꾼들은 가장 ‘정수(精髓)분자’라고 할 수 있다”고 썼다.


또한 ‘진보진영 통합문제’와 관련해선 “자주운동을 한다는 운동가들은 대개 세 가지 지역 파벌을 갖고 있는데 그 하나는 ‘인천파’이고 다음은 ‘울산파’, 그리고 나머지는 ‘경기동부파'”라며 “종파의식은 자본주의 잔재로부터 나온 것으로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적었다.


검찰 관계자는 “안 교수가 작성한 글을 북한으로 발송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압수수색 당시 안 교수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이 같은 글이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안 씨는 재일 북한 공작원의 지령에 따라 1993년 결성한 지하당 구국전위 총책으로 활동하다 1994년 구속됐다가 1999년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안 씨는 19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 사건으로 1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특별 가석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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