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 연설 자신 없었나?…3분가량만 등장

북한 김정은이 1일 오전 9시 조선중앙TV를 통해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은의 육성 신년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이다. 


김정은은 이날 26분 동안 진행한 신년사 낭독에서 “사랑하는 인민군 장병들과 전체 인민들, 동포형제 여러분, 우리는 주체혁명의 성스러운 진군길에 뚜렷한 자욱을 아로새긴 2013년을 보내고 앞날에 대한 확신과 혁명적 자부심에 넘쳐 새해 2014년을 맞이합니다”라고 시작했다.


중앙TV는 이날 신년사 방송 대부분을 김정은 신년사 낭독하는 모습보단 ‘노동당 청사 사진’을 내보냈다. 김정은이 낭독하는 시간은 신년사 시작할 때 2분가량과 신년사 말미, 20초, 12초, 15초씩 3번으로 총 2분 47초에 불과했다. 2013년 연설 시간 24분 대부분은 김정은의 신년사 연설 영상이었다.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따라하기’ 차원에서 지난해 19년 만에 처음으로 육성 신년사를 실시했다. 김정은이 육성 신년사를 연설하는 동안 말투나 몸짓 등을 김일성과 비슷하게 연출해 주민들로 하여금 김일성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이를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번 연설 영상에는 3분도 안 되는 시간에만 김정은이 등장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김정은의 연설 능력이 김일성보다 부족해 연설하는 영상을 최소화하고 노동당 청사 사진으로 채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장성택 처형 이후 심리적으로 불안한 김정은이 연설 도중 미숙함을 보여주지 않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 고위 탈북자는 “김일성과 같은 카리스마 있는 연설 능력을 김정은이 갖고 있다면 굳이 연설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그러나 연설 경험이 별로 없는 김정은이 김일성처럼 따라하기 부족해 노동당 청사만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장성택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표정관리가 잘 안되니까 첫 장면만 보여주고 다 화면으로 처리한 것 같다”면서 “김일성 흉내를 내야하는데 표정관리가 안 되고 화면을 보면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의 표정을 자세히 보기 때문에 미숙한 점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동당 청사 화면을 주되게 보여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중앙TV는 또한 신년사 발표에 대해 ‘실황중계’라고 밝히지 않아 녹화해 방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신년사 관행은 1946년 1월 1일 0시 김일성이 ‘신년을 맞으며 전국 인민에게 고함’이란 제목의 연설을 하면서 시작됐다. 김일성은 1994년 사망 전까지 해마다 금수산의사당(현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반면 김정일의 경우 육성 신년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대신 당보나 노동신문 등의 기관지에 자신이 직접 감수한 ‘신년공동사설’을 게재했다. 이번 김정은은 육성신년사는 26분으로 작년 21분30초 보다는 길지만 김일성 보다는 짧았다. 김일성의 경우 1991년 연설때는 무려 50분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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