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파워엘리트, ‘김정일 유훈’ 반영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의 측근들이 권력의 핵심요직에 속속 등극했다. 이번 4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 시대 권력 구조가 윤곽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 측근 그룹은 이미 김정일 생전 당시 김정은으로 후계구축 과정에서 당(黨)·군(軍) 권력의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이번 당대표자회 간부 인선을 두고 “노동당 중앙지도기관 선거도 김정일의 유훈을 받들었다”는 식의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규약을 개정해 ‘제1비서’직을 신설해 김정은을 추대했다. ‘제1비서’는 당의 수반으로서 전당을 영도하는 기존 ‘총비서’의 권한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여기에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장에도 올라 ‘김정은 시대’를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김정은의 후견인’ ‘권력의 2인자’ 등으로 불리는 장성택·김경희는 여전히 ‘실세’로서 건재함을 드러냈다. 김정은이 공식 등장한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당의 요직에 발탁된 인물들도 대거 한두 단계 승진했다.


장성택은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선 ‘섭정’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것에 비하면 낮은 지위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직 인선 과정에서 그가 김정은의 조언자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성택은 그동안 부장이나 후보위원으로도 실세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실제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최대 요직을 장악한 최룡해(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총정치국장)가 장성택의 측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최룡해의 복권과정에 장성택이 영향을 줬다”며 “장성택과의 관계가 주요 인선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희의 약진도 눈에 띈다. 와병설이 나돌았던 그가 중앙위 비서로 승진한 것은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란 지적이다. 형식상 최룡해(승진)·홍석형(경질)의 빈자리 중 하나를 채운 것이지만 당적으로 김정은을 보좌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이 경력과 나이, 짧은 우상화 과정 등으로 김정일과 같은 절대적 권력을 행사하기에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이번 인선 과정에서도 김경희가 주요 결정에 참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경희는 김정은에게 어머니와 다름없는 존재”라며서 “인선 과정을 비롯해 앞으로도 김정은의 통치 멘토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당대표자회 인선의 특징은 김정일이 심어놓은 인사들을 김정은이 100%로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당 중앙위 정치국의 상무위원과 위원 등에 등극한 인물들은 대다수 지난 3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일이 당 중앙위 위원 등으로 발탁했다.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최룡해는 당시 당 중앙위원회 비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 등 요직과 함께 인민군 ‘대장’ 칭호까지 수여받으며 김정은 체제의 핵심인물로 급부상했다.


정치국 위원으로 발탁된 김정각(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군사위 위원, 당 중앙위 위원), 박도춘(당 중앙위 비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위 위원), 김원홍(당 중앙군사위 위원, 당 중앙위 위원), 현철해(당 중앙위 위원), 이명수(당 중앙위 위원)도 같은 케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