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 주유엔대사 “남북대화, 아직 실기안해”

김숙 신임 주 유엔 대사는 18일 남북대화 실기(失期) 논란과 관련해 “아직 기회가 날아갔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원칙을 견지해 나가되 상대의 태도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도 끊임없이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1차장을 역임한 김 신임 대사는 이날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대북) 전문가들이 고민도 하고 때로는 보안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은 실기했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 등 정치적 요소로 인해 남북대화를 추진할 여유가 줄어들 수 있어 가급적 올해 안에 추진하는 게 나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상대가 있는 것이어서 벽창호에 대고 대답하지 않는다고 매번 스스로 타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 내에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전제로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당국간 고위급 대화가 모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대사는 지난 2009년 하반기 국정원 1차장으로 있으면서 남북 정상회담 물밑 추진과정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과거 20년간 남북관계를 돌아보면 원칙과 절차적 정당성을 소홀히 했다가 뒤에 우리가 뼈아프게 맞았던 경험이 있어 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남북관계 개선이나 항구적 평화 등 민감한 사안은 절차적 정당성이나 과정만 갖고 국민에게 만족감을 줄 수 없는 만큼 결과도 균형 있게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 문제와 관련해 “작년 천안함ㆍ연평도 사태 이후 우리가 더 절실하게 느낀 것은 (정상회담의) 횟수나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이 진정한 의도를 갖고 나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에 대해서는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거나 기대를 접는 건 아니고 긴 호흡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내의 대표적 북미ㆍ북핵통(通)인 김 대사는 “(유엔 등) 다자분야는 많이 해왔던 분야가 아니어서 처음부터 배우는 자세로 해야겠다고 생각이 든다”면서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장을 주면서 ‘각국 정상들이 한국을 글로벌 이슈의 대화상대로 인식하고 있으니 마음 자세를 단단히 가지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김 대사는 특히 유엔 무대에서의 한반도 외교에 대해 “유엔의 일반적 의제 이외에도 분단국으로서 남북관계나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번영 문제, 북핵문제와 같은 중요한 문제들이 논의될 상황이 올지 모르는 만큼 항상 이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하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대해 “절대로 대충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추구해서 꼼꼼하게 따져서 UEP가 없어질 때까지 이 문제를 놓지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북한의 핵 야욕을 포기시키기 위해 6자 당사국들은 물론 관심있는 안보리 국가들과 건설적인 공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인연에 대해 “1차 북핵위기 때 주미 정무공사인 반기문 사무총장을 모시고 열심히 미국과 협상을 했던 추억이 있다”면서 “반 총장이 북미국장으로 있을 때 북미과 차석으로 재직했고 나중에 반 총장이 외교장관에 올랐을 때 북미국장을 지내는 등 여러 기회에 가까이 모셨다”고 소개했다.


김 대사는 반 총장의 연임문제에 대해 “현재의 상황으로 봤을 때 6월말, 7월초에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온 박인국 주유엔 대사가 마지막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에 대해서는 미ㆍ중ㆍ러ㆍ영ㆍ프 등 주요 상임이사국 5개국의 평가와 신임도가 대단히 좋다. 유엔 회원국 195개 주권국이 절차적으로 원만하게 합의해 전체적 컨센서스와 축복 속에서 2기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연임을 확신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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