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현장조사 원칙’ 유연성 발휘하나

정부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의 진상조사 방식과 관련해 ‘현장조사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피력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강산 피격사망사건 진상조사의 방식에 대해 “어떤 형태가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북한과 “얘기를 안해봤기 때문에 섣불리 얘기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이 당국자는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현장에 가서 상황 어떻게 됐는지 보고 북측과 협의도 하고 북한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의견 교환도 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현장조사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협의에 응할 경우 서로 동의할 수 있는 형식이나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거부하는 현장조사를 고집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특히 사건 발생 한달이 지난 현 시점에서 사건이 발생한 모래사장의 현장 보전이 제대고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금강산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남북관계 전반에 계속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답답한 교착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제3의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는게 정부 안팎의 평가다.

여기에 다가오는 8.15 경축사에서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제의나 구상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는 “정부가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원칙적 입장을 고수할 경우 문제 해결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인식을 했으며, 결국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지금까지 진상규명에 있어 너무나 엄격하게 합동 현장조사를 강조해왔다”며 “그러나 주권국가에서 다른 나라가 군사지역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을 때 응해주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북이 ‘서로 동의할 수 있는 형식이나 방법’이 어떤 것이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건 진상을 위한 조사를 북측에 맡기고 추후 결과만 확인하는 방법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금강산 문제와 관련, 진상 규명 의지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재발방지쪽에 더욱 주력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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