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의원 “미국, 북한 요구에 응해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11일(현지시간) “6자회담의 환경을 조성할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나라는 미국”이라면서 “미국은 북한이 믿을 수 있는 방식으로 북한의 요구에 대한 적절한 응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은 북핵문제를 예기치 못한 테러위협을 줄이는데 목적을 둔 확산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보고 있지만 한국에는 국가 존망 그 자체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미국이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나라 가운데 이라크는 침공했고, 이란과의 상황은 악화되고 있어 북한은 미국의 진의를 의심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북ㆍ미간의 타협없는 교착상태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는 한국의 상황보다는 동북아의 갈등에 대비한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주한미군이 역내 다른 지역의 분쟁에 개입하거나, 한미동맹이 역내 군사동맹으로 변경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인들은 왜 우리가 미국의 세계전략에 의해 초래된 주한미군 재배치의 막대한 재정부담을 떠안아야 하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주류는 80년대 민주화 학생세력으로 변했고, 20-30대는 인터넷, 대안 미디어의 출현으로 여론 지도층으로 떠올랐다”면서 “미국은 한국의 주류가 미국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든 요인이 무엇인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