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 전 美부통령 방북설 ‘솔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재판과 관련해 방북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어 전 부통령의 방북 시기는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의 재판이 예정된 오는 4일을 전후로 맞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억류된 여기자들이 소속된 미국 커런트TV의 공동 설립자로 현재 방송사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표면적으로는 여기자의 억류를 풀기 위한 것이지만 현재 북한의 2차 핵실험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클린턴 정부 시절 8년간 부통령을 맡아온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의 돈독한 관계 등을 감안할 때 더욱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와 관련, 고어 전 부통령이 1차 북핵 위기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유사한 일종의 ‘대북 특사’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개인 자격으로 방북, 김일성 전 주석과 회담한 뒤 남북 정상회담을 주선하고 핵 프로그램 동결을 이끌어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시는 미국 정부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적 공격’을 검토할 만큼 한반도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갈 때였다.

비록 김 전 수석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남북 정상회담은 무산됐지만 같은 해 10월 핵시설 동결과 이에 대한 대가로 경수로 제공을 골자로 한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2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이 상황에서 고어 전 부통령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모종의 국면전환을 도모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는 셈이다.

카터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출신인 고어 전 부통령 역시 현직에서 물러나고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여론을 환기시켰으며 2007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된 경험이 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1994년에도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북핵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지금도 북한이 미국과 끊임없이 양자회담을 원하기 때문에 고어 전 부통령의 방문이 자연스럽게 미국의 메시지를 전달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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