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김영남, 1978년 납치 2006년 DNA 확인까지

▲1978년 북에 납친된 김영남씨

▲1978년 북에 납친된 김영남씨

일본인 납치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사망)의 남편으로 알려진 김영남씨는 고등학교 때인 1978년 8월 전북 군산시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다.

당시 군산기계공고 1학년에 재학중이던 김씨는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선유도 해수욕장에 놀러갔다가 불량배와 다툰 뒤 실종됐다. 함께 놀러간 친구 권모군(당시 17세)에 의하면 김씨가 5일 오후 7시경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여자친구들을 희롱하고 있는 불량배 김모씨와 다투다 해변으로 끌려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

권군은 다음날 6일 아침 여객선을 타고 섬을 나왔지만 가족들에게는 이 사실을 숨겼다. 여자친구들과 함께 놀러가 김씨까지 사라지자 학생신분으로 이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사건발생 9일만에 권군이 김씨의 옷가지를 그의 집에 가져다 주면서 실종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5남매 중 막내인 김씨의 행방을 찾기 위해 가족들은 백방으로 수소문 했지만 결국 김씨를 찾지 못했다. 이에 김씨의 가족들은 김씨가 물에 빠져 죽은 줄 알고 그의 실종날을 제삿날로 정해 지금까지 제사를 지내왔다. 김씨가 죽은줄만 알고 있던 가족들은 몰래 영혼결혼식까지 올렸다. 행여 보면 생각이 날까 싶어 김씨의 유품도 모두 태워버렸다.

실종처리 됐던 그의 납북소식이 알려진 것은 1997년 11월 북한 공작원에 의해서다. 당시 북한에서 노동당 작전부 소속 공작원으로 활동하던 간첩 김모씨가 남파 임부를 마치고 해상 루트를 통해 귀환하던 중 직접 김영남 씨를 납치했다고 밝혀 납북사실이 확인됐다.

북한 대남공작원 양성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요코다를 만나 딸 혜경(18)양을 둔 김영남 씨는 현재 대남공작원 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그 동안 요코다의 남편인 김철준 씨가 한국출신 납북자라는 증언에 따라 추적을 계속해 왔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방북당시 수행했던 일본 정부관계자는 혜경양을 면담하면서 그의 DNA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시료를 확보했다. 그후 1977~1978년 한국에서 납북된 고교생들의 가족으로부터 혈액과 머리카락을 채취해 지난 2월부터 DNA확인 작업을 벌여왔다. 그 결과 일본 외무성은 김영남씨 가족과 혜경양의 DNA 정보가 일치하다는 사실을 11일 남한 정부에 통보했다.

한편, 김 씨의 가족들은 김영남씨가 생존한 것으로 공식 확인되자 김 씨의 송환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lh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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