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4월 29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미진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 당 5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혜산은 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달러는 평양은 1달러 당 8,100원, 신의주는 8,200원, 혜산은 8,400원으로 지난주보다 조금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 당 1600원, 혜산에서는 1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 당 평양 12500원, 신의주 12000원, 혜산 135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10500원, 혜산에서는 1100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8000원, 신의주 8500원, 혜산은 9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이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걱정의 달인 4월도 이젠 막바지로 가고 있는데요, 이럴 때면 주민들의 마음은 빨리 따뜻해져서 산나물이라도 캘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주민들의 속상함을 덜어주기라도 하듯 장마당에서 일부 물가들의 하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설명 강미진 기자와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춘궁기를 맞은 북한의 대부분 시장들에서 쌀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상태라고 하는데요, 통상적으로 이맘때면 북한 내부에서 쌀 가격이 변동이 있다고 하는데 최근 장마당 쌀 가격 동향이 어떻습니까?
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현재 북한 대부분 시장들에서의 쌀 1kg의 가격은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혜산 시장의 경우 지난달 초보다 500~600원정도 하락한 가격인 4천원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온 것에 의하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지원받은 쌀과 중국무역을 통해 들여오는 쌀 등으로 장마당 쌀 가격 변동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저희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평양과 평안북도 신의주, 그리고 양강도 혜산 주요 장마당 쌀 가격이 조금 차이가 있지만 현대부분 4천원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 농민시장에서 쌀 1kg가격은 4500원으로 지난달보다 800원가량 하락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상태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일상적으로 장마당 정보에 아주 민감합니다. 주민들이 시장가격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려운 생활 속에서 단 몇 푼이라도 낮은 가격의 쌀을 사려는 본능이 아닐까 생각을 하는데요. 주민들은 낮은 가격의 쌀을 구입하면 그 만큼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고,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싸게 살 수 있으니 좋은 겁니다.
2. 춘궁기라고 하지만 감자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유를 설명해주시죠.
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전해온 데 의하면 양강도의 경우 봄날이면 겨우내 저장해두었던 감자 움을 터치(감자 저장고 봉인을 때는 것)는 가정들이 많습니다. 특히 농촌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봄날 감자움을 터치면서 일부 모자라는 다른 품종의 종자를 사기 위해, 혹은 봄날이면 먹어야 하는 미역 등을 사거나 소금을 사려고 해도 감자를 팔아야 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시장에 감자가 이전보다 많이 나가게 됩니다. 자연히 주민들은 싼 감자를 구매, 먹거리에 보태게 되는데 그런 행위가 쌀 가격 상승을 막기도 한답니다.
사실 저도 북한서 살 때 감자밥을 주로 해먹었는데 감자를 섞어서 밥을 하면 쌀도 적게 들고 밥맛도 있고 그리고 그 때는 건강에 대한 생각은 안 했지만 사실 감자가 장수식품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간부들도 감자로 반찬을 만들어먹기도 하고 쪄서 먹기도 하는데요, 같은 감자음식도 간부들은 맛을 위주로 먹지만 일반 주민들은 밥을 부풀려 먹기 위해 감자를 먹었다는 것이 서로 다른 부분이라고 봐야겠죠.
3. 최근 러시아산 콩기름이 들어와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러시아산 콩기름이 북한으로 유입이 되고 있어 기름가격이 안정적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좋게 발전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북한 내부주민들의 말인데요, 중국산 짝퉁 콩기름으로 기름가격이 하락했었다는 소식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러시아산 콩기름이 들어오고 있다는 소문으로 시장에서의 콩기름 가격은 일단 정지 상태에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아직 러시아산 콩기름이 확실이 북한으로 들어갔는지는 좀더 확인을 해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러시아건 중국이건 콩기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외부에서 공급이 많이 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항시적으로 영양식을 먹을 수 없고 고기를 먹기도 어려운 북한 주민들이 콩기름이라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게 기름 값이 하락했다고 하니까 제 마음이 다 홀가분한 것 같습니다.
4. 봄철이라 대부분 북한 지역들에서 봄채소가 많이 나왔을 것 같은데요, 채소도 주민들의 식량난 해결과 더불어 시장에서의 식량가격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봐도 되는가요?
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이 전해온데 의하면 혜산 농민시장과 위연 시장 등 대부분 시장들에서 계란이나 봄채소 등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시금치는 도시에 살고 있는 일부 주민들도 텃밭에서 가꾸어서 먹을 정도로 대중화된 부식물 중의 하나입니다. 지난해 가을에 미리 씨를 뿌려서 어느 정도 자라게 해놓은 것이라면 지금쯤은 한 창 먹을 수도 있답니다. 그리고 그걸 다 뽑아 먹은 다음 재차 다시 씨를 뿌리면 5월에도, 6월초까지 지속적으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계획을 잘 세우면 남새농사도 두 번 할 수 있기도 합니다.
채소는 북한 주민들이 반년양식이라고 할 정도로 소홀히 하지 않는 품목인데요, 여름이나 봄날 상추나 시금치 등을 고추장에 버무려 쌈을 싸서 먹으면 밥맛도 좋고 맨 밥만 먹을 때보다 채소를 함께 먹으면 식량절약도 될 수 있답니다.
소식통은 이런 생활을 오랫동안 지속해온 대부분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하면 봄날 춘궁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고생을 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가정들에서는 비닐하우스로 봄채소농사도 짓는다는데요, 어떻게 보면 북한농사도 일부는 한국의 사철 농사를 닮아가고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북한에서 환율변화도 쌀 가격에 영향을 준다고 하는 주장도 있는데 맞는가요?
네 맞습니다. 역대 북한 시장에서의 쌀 가격변화와 환율변동을 살펴보면 대부분 환율이 오르면 쌀 가격도 오르고 환율이 내리면 쌀 가격도 하락하게 되는 것을 반복해왔는데요,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환율도 아주 미세하게 오르거나 내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안정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고 이에 따라 쌀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평양 장마당에서의 환율은 8100원, 8200원, 8400원으로 한 달 째 변동이 없이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시장에서 환율안정화는 곧 쌀 가격의 안정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그나마 식량가격의 상승이라는 불안은 가지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6.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쌀이라든가 기름 등의 이유라는 말도 들리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보내온 소식에 의하면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에서 많은 쌀들이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합니다. 장마당들에서 쌀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다른 가격도 동시에 떨어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쌀 가격의 하락은 다른 상품들의 안정화도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주민들의 대표식품인 쌀이나 기름 등이 러시아에서 대량 들어오게 된다면 자연히 시장으로 흘러들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일단 당국이 쌀을 통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간부들에 의해서 시장에 흘러들어 가거나 배급이 되더라도 시장에 흘러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북한 시장도 이젠 국유화를 잊어버릴 정도로 자본주의 시장화로 자리바꿈 했기 때문에 시장물가도 정보에 민감함을 보이게 되는 격이죠.
장사꾼들도 러시아에서 쌀이나 기름 등이 들어온다는 정보와 함께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쌀이나 기름 등 기타 다른 품목들이라고 해도 가격이 더 하락하기 전에 판매하려고 기존보다 싼 가격을 제시하기도 하는데요, 현재 북한 내 대부분 시장들에서의 물가안정화는 러시아에서 들여오게 되는 쌀이나 기름 등이 원인이라고 봐도 됩니다.
7. 쌀 가격이 하락한 상태에서 변동이 크게 나타나지 않으면 대부분 북한 주민들도 좋아하겠지만 특히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여성들이 더 기뻐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떠세요?
네 맞는 말씀입니다. 아까 잠시 말씀을 드린 부분인데요, 일단 주민들은 적은 돈으로 가족의 생계를 해결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또 안정적인 물가로 현재 수중에 있는 돈으로 살림살이를 계획하는데도 유용하기 때문에 많이들 좋아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판매하는 상인들도 쌀 값 안정화로 최소한의 지출로 쌀을 사서 보다 싼 가격으로 쌀을 팔 수 있기 때문에 쌀 판매 장사꾼들의 이득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즉 판매자나 구매자 모두 안정적인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 주민들은 한 끼 식사를 위해 5000~6000원이라는 돈을 부담 없이 쓰잖아요, 이 돈을 달러로 환산하면 5달러에서 6달러 가량 합니다. 북한에서 1달러가 8000원 정도이니까 한국 사람들이 한 끼에 4만원에서 4만 8000원을 먹기 위해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 주민들은 몇 천원을 벌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자 하고 있는 장사일로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답니다.
시장에서의 쌀 가격에 대해 알려온 소식통은 이전 같으면 벌써 쌀 가격이 올랐을 텐데 올해는 쌀 가격 등 부식물 가격도 변동이 별로 없어 아내들의 걱정 하나가 사라진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가부장적인 곳이긴 해도 고난의 행군이 있었던 90년대 이후에는 가정에서 여성들이 웃으면 가정이 무탈하고 주부들의 불안하면 가정도 불안하다는 말들이 나돌 정도로 여성들의 자리가 크다고 합니다. 그런만큼 쌀이나 부식물 가격의 하락이 가정에 웃음을 준다고 봐도 틀리지는 않는다는 것이 탈북여성들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