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평온..긴장감 도는 연평도

20일 인천항 연안부두로부터 뱃길로 60마일 가량 떨어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당섬선착장.

오전 11시 선착장은 인천과 연평도를 1일 1차례 오가는 여객선에 타려는 주민과 해병대원들이 북적일 뿐 비교적 한산했다.

연평도는 황해도 해주시 간동마을과 수직 거리로 12km 떨어진 섬으로, 날씨가 좋을 때는 육안으로 북한 땅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서해 최북단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1999년과 2002년의 ‘연평해전’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북한이 ‘대남 전면 대결태세’를 선언했지만 연평도 주민들의 겨울나기 일상에는 바뀐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외딴섬에서 짧게는 10년, 길게는 평생을 살면서 북한의 잦은 도발을 체험한 주민들이 전쟁의 두려움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섬 주민 정호원(57) 씨는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의 강경 발언이 터져 나올 때마다 뭍에서 살고 있는 친척들이 ‘괜찮냐’며 전화를 걸어와 ‘괜찮다’라고 답변한다”라고 말했다.

연평도에 살고 있는 주민 1천600여명 가운데 15%를 차지하는 어민들은 봄이 가까워 오면서 대북 긴장상황이 꽃게잡이 조업 중단 등의 극단적 조치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꽃게잡이배 1척을 운영한다는 유모(58) 씨는 “지난 2002년 연평해전이 났을 때 북측 공격으로 갖고 있던 배 1척이 소실됐다”면서 “배 1척을 다시 사서 뱃일로 생계를 꾸리고 있지만 대북 경계가 강화되면 조업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 씨는 “주민들이 대북 긴장을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지금은 우리 군과 정부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해 했다.

오후 2시께 연평도 북쪽 해안초소에는 장병 2명이 경계근무를 서며 북측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수면 위에 표시돼 있지는 않았지만 불과 3km 남짓 떨어져 손에 잡힐 듯한 석도도 북한 영해에 속해 있다.

“북측의 강경발언 이후 연평도 북측 해안 2~3곳에서 야간 병력을 증가 투입, 배치하는 등 경계태세를 강화했습니다”

이곳 해병부대 보안담당 류계수 중사는 초병들에게 국토수호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철통경비를 서도록 독려하고 있었다.

초병들은 언제라도 북측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북녘땅을 주시하는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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