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 강순정, 징역 1년 6개월 선고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정치권과 재야 동향 등 국가기밀을 북한에 넘겨준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로 구속 기소된 강순정 범민련 남측본부 고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민병훈)는 21일 강순정(77)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고문에게 징역1년6월에 자격정지 1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북한 대남공작원 강모씨와 조총련 간부 박 모 씨와 접촉한 사실은 국가보안법상 통신회합 위반 사항이므로 유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강 씨가 제작·소지한 표현물이 김일성 부자를 우상화하고 북한의 대남 통일정책을 정당화한 것, 북한 정부의 정통성을 주장한 부분 등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강 씨가 수집·탐지한 정보는 개인에 관한 것이어서 기밀로서 가치가 없거나, 대개 인터넷에서 검색이 가능한 내용에 불과해 무죄”라고 판결했다.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사실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등을 통해 누구라도 접근이 가능한 정보라면 이를 수집·탐지한 행위를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

재판부는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공공기관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활동 내역을 게시·공유하고 있다”며 “공지 사실이 아니더라도 포털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누구라도 접근 가능한 정보라면 국가보안법상 국가 기밀의 요건인 ‘비공지성’을 결여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적 표현물 제작·반포 혐의에 대해서도 김일성과 김정일의 우상화 및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내용의 표현물에 대한 것은 유죄로 봤지만, 국제우편으로 보낸 자필 편지, 유엔총회에서의 북한 단장 일반 연설문 등에 대해서는 “공격적 표현이 없거나 피고인이 작성해 외부에 공표하려는 의사가 없었던 것”이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국보법 위반 사항에 해당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며, 통일운동과 무관한 편지를 보내고 김일성 부자를 우상화하는 등의 행위를 했으므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나, 피고인이 77세의 고령인 점을 참작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 씨는 2001년 11월~2006년 7월까지 북한 공작원과 128차례 접촉하면서 재야단체 내부 동향, 2002년 대선, 2004년 총선 동향 등 국가기밀 16종(A4 용지 476장, 비디오테이프 1점)을 전달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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