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강산 내금강 관광을 위한 남북한 공동 답사가 실시됨에 따라 내금강 관광이 한층 가시화되고 있다.
내금강은 웅장한 기암괴석이 많은 외금강과는 달리 수려한 계곡의 여성미가 일품이고 불교 문화 유적도 많은 게 특징으로, 관광객들은 이르면 올 가을부터 온전한 금강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온정리에서 내금강까지 연결되는 도로가 가파른 산등성을 따라 도는 비포장 도로로 돼 있고 군데군데 북측의 군사시설도 들어서 있어 도로 포장과 군사시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 8년 만에 이뤄낸 내금강 답사 = 내금강 관광은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1998년부터 꾸준히 추진해 온 숙원사업이다.
내금강은 외금강, 해금강과 함께 금강산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북측의 안보 문제 등으로 인해 남측에 개방되지 못해 왔다.
그러나 북측도 이제는 내금강 관광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답사에 나온 북측 관계자들은 기자에게 “남측 사람들이 정말 내금강에 관심이 많으냐”, “내금강의 어느 곳이 보기에 좋으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내금강 관광에 깊은 관심을 표시하기도 했다.
북측 장우영 금강산개발총회사 총사장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답사를 했으니 시범관광과 본관광도 꾸준히 추진해 나가자”며 내금강 관광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현대아산은 외금강 못지 않게 볼거리가 풍부한 내금강 관광이 본궤도에 오르면 금강산 관광 수요가 다시 한번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내금강에는 북한 주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 매일 400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 도로 포장, 안전시설 확충은 ‘난관’ 예상 = 내금강은 온정각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야 도착할 정도로 금강산 내륙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내금강까지 이동하는 경로가 높은 고도의 산등성을 타고 돌아가게 돼 있고 포장은 물론 안전시설도 설치돼 있지 않아 도로 개선 작업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내금강 현지도 관광객들을 위한 안전시설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앞으로 많이 확충돼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금강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이리저리 관광지가 흩어져 있고 계곡을 지나는 수단은 다소 불안하게 보이는 흔들다리나 통나무 다리 밖에 없어 다리와 난간 등 안전시설 확충 작업도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아직 내금강에 본격적인 관광이 이뤄지지 않아 안전시설이 부족해 노약자들이 관광하기에는 다소 위험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북측과 협의해 필요한 안전시설을 보강하고 편의시설도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온정각에서 내금강까지 이동하는 데만 왕복 4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원활한 내금강 관광을 위해 현지에 숙박시설을 건립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 현 회장 대북사업 입지 굳혔나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비가 오는 악천후 속에서도 내금강 답사에 참가해 직접 현장을 챙기며 대북사업에 열의를 보였다.
답사 당일 오전부터 내린 비가 오후 들어 더욱 거세졌지만 현 회장은 장녀 정지이씨와 함께 우의를 입고 보덕암과 만폭팔담 등을 꼼꼼히 돌아보며 사업계획을 구상했다.
또 장우영 총사장 등 북측 관계자들과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답사를 진행하며 우의를 다지는 모습이 눈에 띄어 김윤규 전 부회장 사태로 시련을 겪었던 작년에 비해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현 회장의 위상은 답사를 끝낸 27일 오후 해금강 호텔에서 열린 남북 공동 답사단의 만찬 자리에서도 확인됐다.
장우영 총사장은 “현 회장이 직접 답사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태평화위원회 등에서 내금강까지 오는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고 군부도 현 회장을 배려해 답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며 현 회장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표시했다.
한편 현 회장이 최근 시동생인 정몽준 의원과 현대상선의 경영권 분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새롭게 시작한 내금강 관광 사업이 어떻게 추진될 지 등에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