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군사훈련 북핵해결 암초되나

“만일 미국이 핵 방아쇠를 당긴다면 우리는 강력한 대응수단으로 무자비한 반격을 가할 것이다.”(3월 10일, 평양방송)

“이번 북침전쟁 연습계획 발표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의 길이 더 멀어지고 6자회담의 전도를 보다 어둡게 만들었다.(3월 1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

북한은 한미연합사가 오는 19-25일 1만7천명의 미군이 참가하는 가운데 연합전시증원(RSOI)연습과 독수리연습을 통합ㆍ실시하는 것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향후 북핵 문제 해결에 또 다른 암초가 될지 주목된다.

북한은 이 훈련을 ”핵참화를 들씌우려는 반민족적 범죄행위“(10일 평양방송), ”조(북)ㆍ미 핵대결 상태를 극도로 격화시키는 대규모 전쟁연습“(10일 평양방송), ”핵전쟁 도발책동“(조평통 담화 11일) 등 핵문제와 직결시켜 ’2.10선언’ 이후 추가조치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더하고 있다.

특히 ”이 전쟁연습들을 합쳐 놓으면 곧 북침 핵시험 전쟁인 팀스피리트 합동군사 훈련과 같다“고 말해 1993년 1차 핵위기를 연상케 했다.

당시 한ㆍ미 양국은 6차례에 걸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 남북 상호사찰을 요구하면서 팀스피리트 훈련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은 양국의 결정을 비난하고 즉각 철회를 주장한 것은 물론, 핵통제공동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남북 대화창구를 폐쇄했다. 또 핵위협이 더욱 심각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전적으로 한ㆍ미 양측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팀스피리트 훈련(3.2-18)이 진행 중이던 1993년 3월 8일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데 이어 12일에는 핵무기 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다.

당시 북ㆍ미 대립, 합동군사훈련 발표와 북한의 민감한 반응 등은 현재의 상황과 닮은 꼴이지만 북한이 이미 핵보유 선언을 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핵개발 의혹 수준을 넘어 북한의 핵무기보유 여부와 추가조치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셈이다.

현재 북핵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공식적인 대화채널이 모두 차단돼 있다는 점도 걸리는 대목이다.

1992년 10월 한ㆍ미 양국이 팀스피리트 훈련 재개를 시사한 후 다음해 1월까지 3차례의 IAEA 사찰이 진행됐지만 지금은 6자회담을 포함해 공식적인 채널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ㆍ미 통합훈련이 핵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북한이 이를 계기로 ’2.10선언’ 후속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북한은 한ㆍ미 군사훈련을 계기로 미국과 대립각을 더욱 날카롭게 세우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면서 ”핵보유 선언에 대한 미국의 공식반응을 좀더 지켜볼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