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북 포용정책 기조 이미 조정중”

유엔 안보리가 15일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따른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를 채택함으로써 유엔 회원국인 한국 정부도 후속 대북 제재조치 검토가 불가피해지면서 대북 포용정책의 구체적인 기조 변경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9일 북한 핵실험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마당에 와서 포용정책만을 계속 주장하기는 어려운 문제 아니겠느냐”며 대북 정책의 수정을 예고했고, 청와대는 구체적 대책에 대해서는 “유엔 결의안을 준거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후 정부 차원의 후속 대책 협의에 곧바로 착수했다.

서주석(徐柱錫) 청와대 안보수석 주재로 외교안보부처 차관보급을 소집, 안보정책실무조정회의를 열고 내부 점검 회의를 잇따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히 움직였다.

청와대는 향후 정부의 구체적 조치를 결정하는 기조로 북핵실험 강행이라는 상황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를 반영하되, ‘한반도의 안정적 비핵화’와 ‘안보위협과 경제불안 최소화’라는 원칙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유엔 안보리 제재의 목적이 북한을 대화의 틀로 나오게 하고, 궁극적으로 북한이 핵을 폐기해서 ‘한반도의 안정적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것인 만큼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북 제재가 북핵실험으로 초래된 현 상황과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어야지,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안보위협과 경제불안이 가중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는 것도 대원칙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정부는 구체적 대북 조치중 하나로 검토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은 유엔 결의안에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는 사안으로 분류, 현재와 같이 계속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구상 참여 확대 문제는 안보리 결의 조항과는 직접 연관은 없다고 보고 별개의 차원에서 검토키로 했고, 특히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서 규정된 ‘화물검색’은 기존의 남북해운합의서를 근거로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 지속쪽으로 방향이 잡힘에 따라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따른 당장의 정부 후속 조치가 나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는 유엔 결의안 해석을 위한 국제적 조율, 국내 여론의 수렴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준비작업에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안보위협과 경제불안이 가중되지는 않는 범위내에서’ 취할 수 있는 후속 제재 조치의 수단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정부는 북한 미사일 실험 발사후 쌀과 비료 지원을 중단했고,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추가 분양을 중지했다”며 “이 같은 조치는 실질적으로 북한에 타격를 주는 강한 제재 효과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도 “정부는 미사일 발사 이후 쌀과 비료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대북 레버리지(지렛대)의 상당 부분, 금액으로는 80∼90%를 썼다”고 말했다. 정부가 유엔 결의안과 별도로 추가제재를 하기는 어렵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이 같은 조치들을 거론하며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는 이미 조정중인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밝혔던 ‘대북포용정책 재검토 불가피론’은 북핵실험을 계기로 한 총론적인 대북 경고 메시지라면, 각론적으로 쌀과 비료 지원 중단, 개성공단 추가 분양 중지 조처로 제재는 가시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 정부가 유엔 결의안 채택이후 가시적인 새로운 후속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대북 포용정책의 전면 폐기를 주장하는 보수적인 국내 여론과 보다 강한 대북 제재로의 동참을 유도하는 미국내 강경론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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