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차라리 국정조사 수용해 ‘의혹 차단’ 나서라

민주당을 비롯한 야(野)4당이 천안함 침몰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북한에 의한 폭침이라는 결론에 의문을 제기해 왔던 야권이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국정조사 수용을 두고 여야간 정치공방이 한창이다. 


야 4당은 요구서에서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결정적인 증거라고 내세운 부분에서까지 끊임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감사결과에서도 허위지연 보고 및 문서조작 등 군의 기강해이와 안보무능이 드러났다”며 진상조사·책임규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국정조사를 통해 ▲침몰 직접적 원인규명 ▲사건 전후 군사 대비태세 문제점 ▲상황 보고·전파 체계 문제점 ▲구조작업 문제점 ▲합조단 조사결과, 감사원 감사결과 검증 ▲외교안부 부처 대응 적절성 등에 대해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천안함 문제는 아직도 많은 의혹들이 국민 사이에서 증폭되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며 “국정조사가 이뤄져서 모든 의혹도 밝히고, 군의 기강도 세우고, 우리나라 외교문제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강변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북한 연계성’을 두고 팽팽히 맞서면서 벌어졌던 정치권의 공방은 야권이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식 제출함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결말이 불가피해졌다.


야권은 그동안 ‘북한의 어뢰공격에 따른 폭침’이라는 최종 조사결과에 의문을 표시하고, 초기 대응과 후속 조치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지방선거에서의 야권 승리를 두고 ‘북풍’에 따른 반사효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민 20~30%는 조사결과를 불신하고 있다.


반면 여권과 보수층은 외국의 전문가까지 초청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물증’까지 찾아내 북한의 소행이라는 명확한 결론에 도달한 만큼 국정조사는 오히려 ▲의혹을 확산시키고 ▲정부 흔들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엔 한계도 분명하다. 천안함 침몰 직후부터 철저히 북한 연계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북풍'(北風) 가능성을 피력했고, 정부의 조사결과에도 시종 ‘불신’으로 일관했다. 이를 두고 ‘정부 견제론’ 차원에서 안보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비판도 지속됐다.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줄곧 ‘북한 연루설’을 부정해 왔던 야권이 공식적인 천안함 발표가 난 이후에도 갖가지 의문을 제기하며 합조단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오히려 ‘정부의 대응 부실’을 집중 공략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특히 군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군의 지휘체계와 대처능력이 일정부분 미흡했던 점이 드러난 것을 두고 ‘천안함 조사결과도 믿을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내가 직접 조사하지 않으면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군의 발표가 수차례 수정되고 발표과정과 대처 과정에서 미숙한 점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것이 북한의 공격에 의한 침몰이라는 사실을 덮어주지는 않는다.


때문에 굳이 필요한 조치라면 국회 국방위원회 차원에서의 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그래도 야 4당이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끝까지 고수한다면 이도 수용해 볼만하다. 자칫 여권의 미지근한 대응이 야권의 정치적 공세에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지금까지와 같이 의혹 재생산을 위한 국정조사가 돼서는 안 된다. 야권이 부정확한 정보에 의한 ‘의혹 부풀리기’나 실체가 없는 ‘음모론’ 등을 제기해 정치공방의 장(場)으로 이용한다면 안보위기 상황에서 심각한 국론분열만 부추길 뿐이다.


또 국제사회에 ‘국론분열’의 모습으로 비쳐져 유엔안보리 차원의 외교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후과(後果)가 야기될 수도 있다. 


국방부를 비롯한 안보 당국도 국정조사에서 초기 대응미숙이나 보고체계에서 들어났던 ‘허점’에 따라 의혹이 부풀려졌다는 점을 상기해 명확한 의혹해명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천안함 논란’을 조속히 끝맺음 할 수 있는 최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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