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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잠수함 발사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 또는 배치 중이라는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6일 언론에 공개됐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북한은 잠수함이나 선박에서 발사하는 사거리 2천500km 이상의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 또는 배치 중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1990년대에 스커드 미사일보다 정확도가 높은 구소련제 R-27(나토명 SS-N-6) 미사일을 수입하여 성능을 개선해 왔다. CRS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이 미사일을 자국의 잠수함에 탑재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했고, 이같은 개량사업은 러시아 기술진들이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CRS의 보고서가 설득력이 있는 이유가 있다. 지난 92년 북한은 은밀히 러시아 미사일 기술자들을 데려가려 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구소련이 붕괴되고 혼란한 틈을 타 북한당국이 돈을 주고 러시아 기술자를 빼돌리려 한 것이다.
당시 SS-N-6 미사일을 개발한 러시아 첼랴빈스크의 마케예프 디자인국 소속 전문가 20명이 북한으로 향하다 러시아 공항에서 체포된 적이 있다. 또, 다른 러시아 미사일 전문가 그룹이 성공적으로 북한으로 갔다는 러시아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북한해군은 93년 9월 러시아로부터 팍스트롯급 및 골프-II급 잠수함 12대를 일본의 조총련을 통해 ‘고철용’으로 수입했다. 이 고철 잠수함에서 미사일 발사 시스템 기술을 상당 부분 획득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당시 러시아 잠수함들은 미사일과 발사 시스템이 제거된 채 고철로 팔려 갔지만, 발사관과 안정화 시스템 등 발사 시스템의 중요한 요소들은 그대로 갖고 있어 북한이 큰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잠수함 발사 미사일(SLBM)을 개발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런 기술획득으로 북한은 사거리 2천500km 이상의 성능이 개량된 SS-N-6 미사일을 로미오급(1700t) 잠수함은 물론 화물선박에도 설치할 수 있게 됐다고 CRS보고서는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영국에 권위 있는 군사전문지인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조셉 버뮤데쥬 군사 분석가도 밝힌 바 있다. 그는 북한이 잠수함 발사 미사일(SLBM) 등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2종의 신형 미사일을 개발, 배치 중이라고 밝혔다. 조셉 버뮤데쥬는 북한 미사일, 특수부대 등에 대해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는 사람이다.
한편 북한은 2003년 사정거리 3천~4천km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하여 2004년 평남 양덕군과 허천군 상남리의 지하기지에 실전 배치한 바 있다.
이는 북한이 이미 보유한 노동미사일(1천300km)이나 대포동 1호 미사일(1천500~2천500km)보다 사거리가 긴 것으로, 괌이나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 미국에 위협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미사일은 SS-N-6 미사일을 모델로 해서 구소련의 미사일 기술자들이 참여, 시험발사 없이 실전 배치한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