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DA에 뭘 노리나

미국이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하고 제재를 내린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대한 노림수가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5일 조사결과 BDA의 불법행위가 확인됐다며 미국의 모든 금융기관에 대해 BDA와의 직간접 거래를 중단시키는 제재조치를 발표한 직후 전광석화처럼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부차관보를 마카오로 급파했다.

미국이 BDA 처리를 이렇게 중시하는 이유는 북한계좌 해제와의 함수관계 때문이다.

미국은 일단 마카오에서 BDA 제재를 기정사실화하고 당위성을 설파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를 통해 구체적인 물증이 제시되면 미국 조치에 반발, 북한 자금 전면해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마카오 당국도 부담을 느끼고 미국의 의중대로 부분 해제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미 국내적으로도 법 집행의 원칙을 지켰다는 점을 과시하고 보수파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BDA에 대한 강경한 제재를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마카오 당국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BDA와 마카오 금융계의 선을 분명하게 긋고 BDA 문제로 마카오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또 BDA 처리와 함께 북한계좌 해제를 서둘러 매듭지어야 베이징에서 열리는 6자회담 및 실무그룹 회의의 원활한 협의를 담보할 수 있고 나아가 북한 핵폐기 절차가 순조롭게 이행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5일 베이징에서 “재무부 조치에서 중요한 포인트중 하나는 BDA의 장기 경영권, 즉 소유권에 대한 우려”라며 “미국 은행들이 BDA와 거래하도록 하려면 BDA는 새 경영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미뤄보면 BDA 경영진 교체가 미국이 BDA에 원하는 마지노선으로 보인다.

미국은 스탠리 아우(區宗傑) BDA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를 도와준 자발적인 수족(willing pawn)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거부감을 명백하게 하고 있다.

미 재무부 조치에 이어 BDA 사안이 사법절차로 넘어가게 되면 이들 임원은 미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 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진 교체를 위해선 은행의 청산이나 통폐합, 매각합병(M&A)이 선행되어야 한다. 결국엔 청산까지는 아니어도 BDA를 마카오나 홍콩의 다른 은행으로 매각, 북한과의 관계의 고리를 끊도록 하는게 미국의 희망사항으로 관측된다.

힐 차관보는 또 “경영권이 책임 있는 금융계 인사에게 넘어가면 재무부가 곧바로 미 금융기관들이 BDA와 거래할 수 있을지 다시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BDA 회생의 길을 열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우 회장이 “아버지가 설립하고 우리 가족이 대주주인 은행을 매각하거나 경영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못박은 점은 향후 BDA 처리가 미국이 원하는대로 풀리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