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자회담 합의 승인…北 테러지원국 불씨 여전

미국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합의한 북핵 6자회담 합의문 초안을 2일 최종 승인, 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공식 통보함에 따라 6자회담 공동성명이 이르면 3일께 공식 발표될 전망이다.

미국은 그러나 북한측이 강력히 요구하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해제 시기를 합의문에 적시하는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 센터에서 생중계된 뉴욕 기자회견에서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가 어떻게 정리됐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계속 협의하겠다”고만 언급,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최수헌 북한 외무성 부상은 그러나 6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핵 문제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산물로서 제재와 압력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미국과 일본은 대북 적대시 정책을 끝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를 둘러싼 진통을 예고했다.

앞서 힐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급거 귀국, 1일 뉴욕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합의문 내용을 보고했고, 라이스 장관과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조찬회동을 갖고 합의 내용을 보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라이스로부터 보고받는 자리에서 북한측이 요구하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해제에 대한 합의문 적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간 미 언론들은 힐 차관보와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수석대표가 회담 종료직후 본국으로 귀국한 것은 테러지원국 해제 시한을 합의문에 명시하는 문제에 대해 정상 차원의 승인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해 왔다.

힐 차관보는 회견에서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 대한 일본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여건이 충족될 경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다는 목표 아래 협의를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적대정책을 취하고 있을 뿐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적대정책을 견지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최 부상은 “비핵화는 일방적인 무장해제가 아니라 조미 적대관계 청산,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모든 핵 위험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비핵화여야 한다”며 대북 적대정책의 상징인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요구했다.

앞서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6자회담 합의문 초안을 면밀히 연구 검토한 뒤 승인한다는 뜻을 중국 정부에 전달했다”면서 “중국측이 이에 관한 공식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힐 차관보도 “중국이 오는 3.4일께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의 성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6자 회담 당사국들은 지난달 30일 북한의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을 담은 6자회담 합의문에 잠정 타결했지만 합의문의 최종 타결을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추가 승인이 필요하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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