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32년만에 첫 ‘흑인 대통령’ 탄생 예고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가 4일 오전 0시(한국시각 4일 오후 2시) 첫 투표가 시작된 뉴햄프셔주 북부 딕스빌노치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치러진 딕스빌노치 투표에서 오바마는 15표를 획득, 6표를 얻는데 그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물리쳤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민주당 후보가 딕스빌 노치에서 승리하기는 지난 1968년 허버트 험프리 이후 40년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에 선출될 것이라는 미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부분 여론조사 기관들 또한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미 갤럽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55% 대 44%로 매케인에 앞섰고, CBS(51% 대 42%)와 NBC-월스트리트(51% 대 43%)의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의 당선이 예측됐다.

CNN은 선거인단 예상 수치에서 오바마가 291명, 매케인이 157명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이 당선 된다면 1776년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 지 232년 만이고, 1862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을 선언한 후부터 146년, 1963년 흑백차별에 항거해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흑인 민권운동에 불을 붙인 지 45년 만에 맞는 일대기적 사건이다.

그동안 미국 흑인들의 정계진출은 미약한 수준이었다. 현재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3%이지만, 연방 하원에 진출한 흑인의원은 42명으로 전체 435명의 10%가 채 되지 않는다. 또,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흑인은 오바마가 유일하다.

역대 흑인 주지사는 단 4명뿐이고 더욱이 네바다와 인디애나, 콜로라도, 뉴멕시코 등 미국 전체 주(州)의 절반인 25개 주에선 건국 이래 지금까지 단 1명의 흑인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다.

흑인으로서 미국 대권에 도전한 것은 오바마가 처음은 아니다. 알 샤프턴과 제시 잭슨 목사 등이 그동안 대권에 도전했다. 그러나 그들은 흑인들의 잠재된 피해의식을 노출시키며 흑인들만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오바마가 당선 가능성이 구체화되자 미국 현지에서는 그 동안 뿌리 깊게 남아 있던 ‘인종차별’이라는 굴레를 미국 스스로 벗어나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치에 무관심했던 많은 흑인 유권자들이 자신들과 피부색이 같은 ‘오바마 대통령 시대’에 동참키 위해 역대 어느 선거보다 높은 유권자 등록률을 기록하며 투표 대열에 나서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다.

미국 내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 투표율이 4년 전 대선 당시의 55.3%를 크게 넘어선 60%대 중반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최고의 투표율은 지난 1960년 존 F 케네디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당시의 63.1%다.

미국 대선은 시차에 따라 미국 동부지역을 시작으로 서부지역으로 진행돼 알래스카와 괌에서 5일 오전 1시(한국시각 5일 오후 3시) 종료된다.

당선자는 격전지가 몰려있는 동부와 중서부 투표가 모두 마감되는 4일 오후 10시(한국시각 5일 정오) 이후가 되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5명을 바꾸는 상원 선거와 435명 전원을 재선출하는 하원 선거, 11개주의 주지사를 뽑는 의회 및 주지사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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