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납북자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

미국 하원이 북한 당국에 6.25 전쟁포로와 납북자 생사확인 및 즉각 송환을 촉구하는 ‘결의안 376호’를 14일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국 하원에서 납북자 송환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통과된 결의안은 북한이 10만 명 이상의 한국 민간인을 강제 납치해 억류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것과 제네바 협약에 따라 이들을 즉각 송환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결의안은 미국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지속적으로 북한에 제기할 것을 명기하고 있다. 때문에 향후 북미 대화에서 납북자 문제가 꾸준히 협상 테이블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이 결의안은 한국전쟁 참전 용사인 민주당 찰스 랭글 하원의원이 지난 7월 27일 대표 발의했으며, 민주당 의원 37명, 공화당 의원 20명 등 모두 57명이 공동 발의했다.


랭글 의원은 이날 표결에 앞서 “지도 위에 남북 간의 선을 그을 수는 있지만, 사람 사이에 선을 그을 수는 없다”면서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낼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안은 본회의 심의 15분 만에 통과됐다. 최근 예산 감축과 근로소득세 인하 연장 여부 등으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었지만 납북자 결의안 표결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이번 결의안은 상원이나 행정부로 넘겨지는 것이 아니라 하원에서만 자체 처리되는 ‘단순결의안’이며,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납북자 문제를 국제 공론화하는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의안 초안을 랭글 의원에 제공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이날 미 하원의회 프레스룸에서 “국군 포로와 전시납북자 문제 해결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일 위원장을 대량학살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 밝혔다.


한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은 앞서 “미 의회의 납북자 결의안은 시작에 불과하다. 모든 홍보 전략을 동원해 유엔 참전국에 알리고, 유엔 인권위원회와 국제사법재판소에 이 문제를 알릴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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