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先 플루토늄-後 UEP 신고” 제시

북한이 핵불능화·신고 이행을 미루면서 북핵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핵문제 및 북한전문가들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의혹과 플루토늄 신고를 분리 접근하는 방안을 제시해 주목된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ISS) 데이빗 올브라이트 소장은 10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신고와 관련해 중요한 초점은 바로 플루토늄 문제”라며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신고 기준을 낮추라는 말이 아니라, 북한의 핵신고 기간을 연장하면서 우선은 플루토늄 신고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최초 핵신고서에 플루토늄 추출량을 30kg으로 못 박았다는 사실을 미 고위관리로부터 확인했는데 이걸 어디에 썼고, 얼마나 만들었는지 등에 대해 일절 밝히지 않았다”며 “북한에 대해 완전한 핵신고를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UEP나 핵확산 문제는 나중에 논의해도 되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선(先) 플루토늄 신고안’에 대해 미 행정부 중간 관리들은 동의를 하고 있지만 고위관리들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부시 행정부 내 분위기를 전했다.

미 의회조사국의 닉시 박사도 선 플루토늄 신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미국이 북한의 핵신고 요건을 완화하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한두 달 내 북한이 핵신고를 완료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제시한 플루토늄 30kg은 미국이 정한 핵신고 기준으로 봐도 가장 낮긴 하지만 여전히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닉시 박사는 힐 국무부 차관보가 최근 미국 앰허스트 대학 연설에서 “북한이 30~40kg의 플루토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한 발언을 두고 “미국이 그 정도의 플루토늄 양은 받아들일 수 잇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고 해석하며 “북한의 핵확산 문제나 우라늄 농축 문제는 부시 행정부 말기나 차기 정권에서 다뤄도 된다고”고 강조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렁너 선임 연구원은 “북한의 향후 핵약속 준수 여부에 따라 부시 행정부가 핵신고와 관련해 신축적인 태도를 보여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와 국무부 고위관리들을 사석에서 만났는데 부시 행정부가 단기적으로‘ 완전한 핵신고’라는 입장을 바꿀 것 같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우려하며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 핵합의 약속을 지켜나간다면 부시 행정부는 물론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 핵신고와 관련해 좀 더 신축적인 태도를 취하라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또한 국무부 전(前) 정책기획실장 리스 박사는 선 플루토늄 신고를 ‘단기적인 해결책’이라 평가하며 “만일 플루토늄 핵신고안이 하나의 협상안으로 북한에 제시된다면 6자회담 참가국들은 수용 여부에 관해 전술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담 참가국들이 전략적으로 북한에 대해 당연히 ‘완전한 핵신고’를 요구해야겠지만 전술적으로 이런 부분적 신고안이 제시된다면 아주 흥미로운 논의거리를 제공한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의 핵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 플루토늄 핵신고에 합의하더라도 우라늄 농축활동과 핵확산 활동을 포괄하는 ‘완전한 핵신고’를 북한이 마치지 않는 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해제해서는 안된다는데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앞으로 부분적인 핵신고를 이유로 테러지원국 해체를 요구하겠지만,미국은 완전한 신고를 받기 전까지 절대 테러명단에서 풀어줘서는 안된다”며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는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도 중대한 양보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