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화 제의..北 다시 거부

미국이 7일 북한을 향해 대화의 손을 내밀었으나 8일 북한이 이를 또다시 뿌리쳤다.

이에 따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물론 북미간 대화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미국은 7일 북한이 최근 6자회담 거부를 선언하고 불능화한 핵시설 원상복구에 나서 북한과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을 향해 대화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취임이후 두 번째 6자회담 참가국 순방에 나선 스티븐 보즈워스 미 행정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첫 방문국인 중국에서 “미국은 북한과 다자 및 양자대화를 원한다는 점을 재강조한다”며 북한과의 대화.협상 의지를 역설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6자회담으로 상징되는 `다자대화’ 뿐만아니라 양자대화를 언급한 것은 북한이 그동안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원했음을 감안해 북한의 입장에 융통성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5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벼량끝 전술’로 국제사회를 향해 `협박외교’를 하고 있지만 오바마 정부는 당장 채찍을 들기보다 인내심을 갖고 북한과 대화를 해 나갈 것임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만 하루도 채 안 돼서 미국의 손을 뿌리쳤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8일 성명을 통해 “우리를 변함없이 적대시하는 상대와 마주 앉아댔자 나올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대미협상 무용론을 선언하고 “이미 밝힌 대로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또 오바마 정부 100일간의 정책동향을 본 결과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선 조금도 변화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주장, 오바마 정권의 대북정책을 전임 조지 부시 정권과 동일시하며 싸잡아 비판했다.

`8일’은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방한하는 날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시점을 맞춰 성명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날 북한이 성명을 낸 이유는 당장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계속 긴장을 조성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날 성명에서 북한이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적대정책’을 다시 문제삼고 나선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를 개발하는 이유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탓으로 돌렸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성명은 6자회담을 비롯한 핵협상에 앞서 북미관계 정상화 등 수교협상을 벌이자는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당위성을 연일 주장하는 점에 미뤄 일단 핵무기를 개발해 몸값을 올린 뒤 협상하자는 셈법도 읽힌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이 이런 계산을 했다면 시간을 벌어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지위를 인정받은 뒤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이날 한국에 도착,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 대해 “북한의 모든 성명에 일일이 반응하지는 않겠다”고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6자회담이든 양자회담이든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에 나서 북한과 핵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미국의 계획은 북한의 `찬물뿌리기’로 인해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또다시 차질을 빚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보즈워스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해결책을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상황을 평가하고 향후 대응의 폭에 대한 한미의 인식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