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군사행동 시사 2∙13합의 끌어내”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실장

미국이 지난 1월 미북 베를린 회동 등 비공개 대화에서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보여 ‘2∙13합의’를 이끌어 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실장은 8일 열리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조찬 포럼에 앞서 배포한 발제문에서 “미국의 대규모 군사공격은 어렵지만 F-117 스텔스 전폭기, 최신예 F-22 전투기, 또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이용한 (핵실설)초정밀 타격은 언제나 가능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실장은 “F-117기는 북한의 방공망을 기만하고 침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으며, 토마호크 미사일은 인명피해 없이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결할 수 있다”면서 “미국으로서는 영변과 재처리 공장, 가동 중인 5MW 원자로 주변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이러한 정밀타격으로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러한 방식이 북한의 전면전의 빌미가 되거나 중러의 과도한 대응을 유발할 것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은 대북 공격을 찬성할 수 없지만 미국은 미국의 입장에서 판단할 것”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은 초정밀 타격을 결행할 수 있음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베를린 회동이나 기타 비공개 대화에서 미국이 가능성을 시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지난달 18일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외교적 노력이 소진되면 군사조치를 통해 북한의 핵시설을 파괴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는 이번이 마지막 대화 노력일 수 있음을 주장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美, 북한의 ‘핵억제력 보유’에 대한 집착 간과해”

김 실장은 또 ‘2∙13합의’가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가져올 수 없으며 임시방편적 조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완전한 핵폐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 않는 ‘2∙13합의’는 미북 간의 전술적 타협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번 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나갈 것으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미국의 대북정책이 전면적으로 수정될 것으로 보는 것도 무리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경제난으로 체제위기를 유발할지 모른다는 걱정으로 인해 ‘2∙13합의’를 했을 것”이라면서 “미국도 그동안 대북정책의 참담한 실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정한 성과를 원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정책 실패 이유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핵억제력 보유’에 대한 집착을 간과하는 순진함에서 비롯된 오류가 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2∙13합의’가 남한의 국내정치에 개입하려는 북한의 의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한국의 대북지원은 북한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이 2007년 대선에 영향력을 미치기를 원할지 모른다”면서 “북핵이 남한 사회의 ‘보혁 갈등’을 조장하는 불씨가 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2007년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한국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풀이했다.

그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에 대해 수용적이며, 대북지원에 적극적인 정권이 남한에 존재하도록 하는 것은 평양정부에게 있어 최대의 당면과제일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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