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불능화 착수에 고무

미 행정부는 6일 북한이 `2.13 합의’와 `10.3 공동선언’에 따라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에 착수한 데 대해 “예전에 달성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영역”이라며 잔뜩 고무된 모습이었다.

최근 파키스탄 파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언, 터키와 이라크.쿠르드 반군의 갈등 심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불거진 시리아 핵개발 의혹 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부시 행정부는 잇단 외교적 실책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북핵 문제의 진전을 적극 부각시켰다.

◇국무부 “중요하고 획기적인 국면” =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불능화작업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것은 중요하고 획기적인 새국면”이라고 역설했다.

국무부는 제1차 북핵위기 때인 지난 94년 클린턴 행정부 하에서 체결된 북미 제네바 합의는 `북핵 동결’ 수준이었으나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북한 핵시설을 불능화하는 것이며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우리는 과거에 (북한 핵시설의) 동결과 폐쇄 단계에는 이르렀지만 지금 우리는 불능화 단계에 와 있다”면서 “연말까지 이것(불능화작업)이 완료되고 나면 북핵 6자회담이라는 메커니즘이 북한의 행동변화를 가져오는 길임을 진정으로 약속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북핵 불능화 작업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핵기술진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도 인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금주중에 (3개 시설에 대한) 11개 불능화 조치 중 최소 1개 조치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불능화 방법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지금껏 북한 핵시설을 불능화하기 위해 10단계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을 뿐 자세한 언급은 회피해왔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북한이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데 1년이상 소요될 정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으며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역설해왔다는 점에서 불능화 조치의 적절성 여부, 과거 핵동결과의 차이점 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이번 영변 핵시설 불능화 착수를 계기로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에 적극 나올 것을 기대하기도 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북한이 수주내에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1차 신고를 할 것으로 예상하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영변 핵시설 불능화보다 북한의 핵프로그램에 대한 신고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해왔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대상에는 핵프로그램 뿐만아니라 논란이 되고 있는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 핵물질 및 핵무기 등도 모두 포함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북한은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의 존재 등에 대해 부인하는 등 전면적인 신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북한이 과연 미국의 기대수준을 충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북미관계 개선 움직임도 탄력받을 듯 =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에 착수함에 따라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북미관계 개선 움직임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북한이 기대를 품고 있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관련, 미국은 북한의 핵불능화 조치를 지켜보면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 위한 세부절차를 밟아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불능화 대가로 북한에 지급키로 한 100만t 대북 에너지 지원도 당초 합의대로 진행되는 것은 물론 북미간 문화.예술분야에서의 인적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매코맥 대변인은 뉴욕 필하모니교향악단의 북한 공연 추진에 대해 “북한을 바깥 세계로 개방토록 한다는 면에서 지지한다”면서 “긍정적인 조치”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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