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北 72년 이스라엘 공항테러 지원”

미국 연방 지방법원은 북한 정찰총국이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과 일본 적군파가 1972년 이스라엘 로드공항에서 자행한 테러사건을 지원했다고 판결하고, 7천800만달러의 보상적 손해배상금과 300만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부과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담당 지방법원은 지난 16일 피고인 북한이 참석하지 않은 채 진행된 궐석재판에서 당시 로드공항 테러로 숨진 카멜로 칼데론-몰리나, 부상한 파블로 티라도-아얄라 등의 유족과 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연합뉴스가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원고들은 북한 정찰총국이 로드공항의 테러를 자행한 테러리스트들에게 물적 지원을 제공했음을 입증하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했다며 북한 정부차원의 테러지원 혐의를 인정했다.


판결문은 “북한이 민간인들에 대한 살해를 조장,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징벌적 손해배상금 부과를 충분히 정당화시켜 주고 있다”면서 “북한의 테러리즘 수출예산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란의 테러지원 활동에 부과됐던 전례에 따라 300만달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민간인을 상대로 한 테러리즘과 관련, 미국의 연방법원은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고 피고를 단죄한다는 취지에서 테러지원국의 연간 테러수출 예산의 3배에 상응하는 금액을 징벌적 배상금으로 부과해 왔다.


로드공항 테러사건은 1972년 5월 30일 칼데론-몰리나 등 푸에르토리코 성지순례단이 이스라엘 로드공항에 도착했을 때 이탈리아로부터 다른 여객기편으로 공항에 도착한 적군파 3명이 수하물에서 자동소총과 수류탄 등을 꺼내 현장에 있던 성지순례단과 다른 승객들을 향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하고 수류탄을 투척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푸에르토리코 성지순례단 17명을 포함해 민간인 26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넘는 사람이 부상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북한의 테러지원활동을 확인한 것이기는 하지만 지난 2008년 10월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됐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북한은 로드공항 사건 훨씬 이후인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으로 1988년 1월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뒤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 시절인 2008년 명단에서 빠졌고, 그 이후로는 특별히 테러지원 활동을 한 사례가 적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샘브라운 백 상원의원, 일리아나 로스-레티넌 하원의원 등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기 위한 입법활동을 왕성하게 전개하고 있으나, 미국 국무부는 아직까지 북한의 테러지원 활동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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