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day…클린턴 VS 트럼프 대북·한미동맹 정책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 대학에서 열린 3차 토론에서 도널트 트럼프(왼쪽)과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 사진=AP연합

미국 제 45대 대통령 선거가 8일(현지시간) 일부 주의 투표가 종료되고 개표가 시작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바통을 이어받을 주인공은 한국시간으로 오늘(9일) 오후 1시경부터 서서히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외교·안보’ 노선에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미동맹과 미 독자 대북정책 등 ‘대(對) 한반도 정책’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미 대선 결과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양 후보의 한반도 정책 공약을 비교해봤다.

◆ 클린턴 “北비핵화 없이 대화 안 해” VS 트럼프 “김정은은 미치광이…대화 용의는 있어”

클린턴과 트럼프의 입장 차가 두드러지는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단연 ‘북핵’ 문제다. 양 후보는 각각 ‘압박’과 ‘대화’를 앞세운 대북정책으로 북한 비핵화 해법을 마련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클린턴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기조를 뛰어넘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란 핵협상을 이끌어낸 제재 모델을 북한에 적용할 구상도 내놓고 있다. 다만 북핵 협상의 장인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약속 없는 대화는 자칫 북한에 핵개발 시간만 더 벌어줄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 클린턴은 앞서 다수의 성명과 TV토론, 연설 등에서 “북한을 고립시키고, 차단하는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유엔과 함께 올해 초 통과시킨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추가 제재를 부과하자’는 요청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북한을 ‘가학적 독재자(sadistic dictator)’가 이끄는 지구상의 ‘가장 억압적인 정권(the most repressive regime)’이라고 규정하면서 “세계를 협박하려는 북한의 깡패 짓에 굴복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는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북한 김정은과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그는 방송 매체 등을 통해 김정은을 ‘미치광이(maniac)’라고 표현하고 “‘그 자’를 사라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노골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지만, 북핵을 두고 북한과 협상하지 않는 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다수 매체 등을 통해 “김정은은 나쁜 사람이고 그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솔직히 (김정은 암살 외에) 더 심한 방법도 들어봤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를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에 직접 가지는 않겠지만 협상은 할 것”이라면서 “학자들이 ‘우리는 절대로, 절대로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양 후보의 대북정책 공약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일부 유사점도 찾을 수 있다. 우선 양 후보는 모두 중국을 대북지렛대로 삼아 북한을 변화시켜야 하며 북핵이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데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클린턴은 지난 1월 북한 4차 핵실험 직후 “북한의 불법적인 핵 활동을 종결하기 위해선 중국이 북한과 김정은을 압박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은 중국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도 “우리는 경제적 수단(미중 경제협정 등)을 동원해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면서 “중국은 북한을 거의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대북 선제타격론과 관련해선 양 후보가 직접 공식 입장을 내놓진 않았지만, 양 진영 핵심 외교 참모들이 모두 “(대북정책) 옵션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힐러리 캠프의 외교자문격인 커트 캠벨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지난달 미국 내 한 토론회에 참석,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한 클린턴의 입장을 묻는 말에 “아주 분명히 밝힐 수 있다. 우리(클린턴 캠프)는 이 시점에서 어떠한 옵션도 (북핵 대응을 위한) 논의에서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트럼프 캠프 측의 피터 후크스트러 전 연방 하원 정보위원장도 “트럼프는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혀 왔다”고 말했다.

◆ 클린턴 “강력한 한미동맹 지속” VS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도 가능…美국익이 우선”

클린턴과 트럼프는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도 명확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클린턴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미국의 국익부터 살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오바마 정부는 한미동맹에 대한 두 후보의 이견이 두드러지자 “한미동맹은 굳건하다”는 공식 입장을 재차 내놓기도 했다.

우선 클린턴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며 ‘아시아 재균형(Pivot to Asia)’ 정책을 적극 지지했던 만큼, 한미동맹은 물론 한미일 3각 안보협력, 미군 주둔 등을 지속 유지·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미 “미국은 오랜 동맹들 곁에 붙어있을 것”이라면서 “동맹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야 한다”고 재차 밝혀왔다.

다만 클린턴은 ‘동맹 강화’를 전제로 한국 등 동맹국이 방위비 분담 비율을 일정 정도 높여야 한다는 입장도 견지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친구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할 필요가 있으며 나는 트럼프가 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부터 주장해왔다”면서 “그러나 많은 동맹들이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있으며 여기서 논쟁의 핵심은 우리가 동맹과의 관계를 강하게 하느냐 아니면 끊어버리느냐의 여부”라고 정리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는 동맹국의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이른바 ‘안보 무임 승차론’을 제기하면서, 미국의 국익을 앞세워 현 동맹의 틀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하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그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 역시 한국이 전액 부담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시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밝혀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특히 그는 안보 무임 승차론의 연장선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입장까지 피력해왔다. 이에 클린턴은 “우리는 역내 동맹과 방위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핵무기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대통령이 필요하며, 동북아에서 핵무기 보유국이 늘어날 경우 미국이 직면할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트럼프의 구상에 정면 반박한 바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8일 “미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한미동맹은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대선 직후 출범하는 인수위 측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서 차기 미 행정부와의 신속하고 차질 없는 관계 구축과 정책적 연속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적극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정부는 미 대선을 앞두고 방한한 서맨사 파워 주 유엔 미국대사와 웬디 셔먼 전 미 정부차관, 에드윈 퓰너 전 해리티지재단 회장, 한중일 미 대사 등과의 회담 등을 열어 한미동맹과 대북압박 구도의 견고함을 예의주시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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