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당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 사리 분별부터 해야

오는 12일로 2008년 7월 금강산관광지구에서 발생한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4년이 된다. 민주통합당은 남북교류 협력 활성화를 명분으로, 금강산 투자 기업들은 막대한 손실을 막기 위해 이제라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22일 강원 고성군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박왕자 씨 사건 하나가 이렇게 지역 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을 보면서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판단이 너무 미숙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가슴 아픈 사연도 있다. 이종흥 전 ‘금강산코퍼레이션’ 대표는 금강산 사업에 20억 원을 투자했다가 9개월여 만에 사업이 중단돼 말 그대로 쫄딱 망하고 현재는 화장품 외판을 하고 있다. 금강산 등산로에서 요식업을 하던 이창희 씨는 사업 중단 충격으로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3대 선결조건(진상규명, 재발방지 약속, 신변안전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나마 북한의 조건 수용 방식은 탄력적으로 보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천안함, 연평도 사건의 여파가 누그러진 부분이 있지만 여전히 북한의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북측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북측은 박 씨 사건의 책임에 유감만 표명했을 뿐 관광 중단의 책임이 남한에 있다는 입장이다.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자산에 대한 몰수·동결, 현대아산 독점권 취소, 남측 관계자 추방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 이미 남북 간 정치적 문제로 비화 된 시점에서 우리 정부만을 탓하는 민주당의 태도는 한심하다. 북측이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남측의 의사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여왔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자는 식으로 어물쩡 넘어갈 수도 없는 사안이다.  


모든 걸 이명박 정부 책임으로 떠 넘기고 싶은 마음이 과거 햇볕정책 추진자들에게는 많을 것이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의 종합적 유불리를 떠나 관광객 신변 안전 요구가 지나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말이라도 북측의 재발방지 노력을 먼저 요구하는 것이 순서이다. 다만, 정부만 믿고 투자했다 낭패를 본 당사자들에 대한 정부의 피해 회복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한 대북문제 전문가는 “정부의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았고, 북측이 받아들일 수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 재개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고, 국책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지금 남북관계를 봤을 때 재개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다음 정부를 넘겨 다음 정부에 맞는 대북정책 기조에 맞게 새롭게 판을 짜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목적에서 출발한 이명박 흔들기가 결국 북한의 엉뚱하고도 포악한 행동에 면죄부를 주는 식은 곤란하다. 다음 정부에서 남북이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동시에 전개한다면 고려해볼만 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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