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15·16일 한중정상회담 준비에 집중

박근혜 대통령이 15, 16일 양일간 특별한 일정 없이 한중 정상회담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고 16일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달 초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이 중국에서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가진 고위급 전략대화 등 양국 간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한 회담 의제들을 중심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최근 외교부 고위 관계자에게 방중관련 사안을 보고받고, 이를 바탕으로 정상회담 전략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의제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북한 관련 이슈가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향후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진전시키는 데 시 주석의 협조는 필요충분 조건 중에 하나다. 시 주석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면 북한을 우회적으로 압박, 견인 하는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중국 외교가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최근 접견했을 때에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한 뒤 “중국 등 국제사회가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회담 무산과 관련 “진정성있는 대화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중국 측이 북한을 설득해달라”며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탕 전 국무위원은 15일 한 조찬에서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과 시 주석과의 회담이 모든 정세를 봤을 때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의 국익 차원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방중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최근 북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사정과도 연관이 있다. 비록 남북 간 당국자회담은 북한의 몽니로 물거품이 되어버렸지만, 18일부터는 미국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의 회동이 예상되어 있는데다, 북한이 16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미국에게 비핵화 관련 양자회담을 제안한 것도 국제정세의 시계추를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지난달 김정은 특사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시 주석을 만난자리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첩보까지 나오면서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이 북핵문제 해결의 분수령으로 급상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모아진 결론과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합쳐 시 주석에게 내놓을 ‘제안’을 확정해야 한다. 또한 최룡해의 방중 결과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중국 측의 의지에 대해 논의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지난 7,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핵무기 개발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확인함에 따라 박 대통령에게 꺼내놓을 시 주석의 ‘입장’ 역시 다소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