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김현희 방일 대대적 관심

일본 언론이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48)씨의 방일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김씨는 20일 오전 일본 정부의 특별기 편으로 도쿄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했다.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방일한 김씨는 23일까지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의 상징적인 인물인 요코다(橫田) 메구미씨의 부모 등 납북자 가족을 만날 계획이다. 이후 또다른 납치피해자인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의 장남을 만나고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공안위원장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NHK를 비롯한 일본의 주요 언론은 헬리콥터와 자가용 등을 동원해 김씨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각 언론사가 한결같이 덧붙인 말은 “김씨가 요코다 메구미씨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요코다 메구미는 중학교 1학년이던 1977년 11월15일 하교 도중 니가타(新潟)시 자택 부근에서 실종된 뒤 일본 납북자를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북한은 2002년 고이즈미 전 총리 방북시 요코다 메구미를 납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녀가 1993년 딸(김혜경)을 낳은 직후에 숨졌다고 설명했지만 일본은 북한의 설명을 믿을 수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일본에서 납북자 문제는 북한을 핑계로 일본의 재무장을 추진하는 우익뿐만 아니라 국민 상당수의 공감을 얻는 사안이다. 지난해 9월 집권한 민주당 정권도 이를 의식해 나카이 공안위원장에게 납치문제담당상을 겸임하게 했다.


나카이 납치문제담당상은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김현희씨의 방일에 공을 들여왔다. 이는 일본이 북한과 일체의 교섭을 단절한 상황에서 납북자에 대해 간접적인 정보나마 얻을 수 있는 통로가 황씨와 김씨 등 한국에 있는 인사들밖에 없다는 사정과 관련이 있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 수기 발간회견 당시 모습(서울=연합뉴스,자료사진)


황씨는 지난 3월말 미국에서 강연한 뒤 귀국길에 일본에 들렀지만 “(일본인 납북 문제가)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일본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했다.


이렇게 되자 관심은 온통 김씨에게 쏠렸다. 김씨는 지난해 3월 부산에서 다구치 야에코씨의 가족과 만나 (북한이 다구치씨가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설명한 1986년 이후인) “1987년에도 다구치씨가 숨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고, 지난해 5월에는 “요코다 메구미를 만난 적이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NHK와 인터뷰에서는 “요코다 메구미의 부모를 만나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직접 얘기하고 싶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번 방일이 성사된 데에도 이 영향이 컸다.


일본 언론이나 정부는 김씨의 이번 방일을 통해 일본 내에서 납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길 원하고 있다. 김씨가 일본의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줄 발언을 할 것인가.


일본 언론의 모든 관심이 김씨의 입에 쏠려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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