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김현희 면담, 한일 미래지향 성과”

일본 정부는 대한항공기 폭파범인 김현희(47)씨와 일본인 납북피해자 가족간의 면담 실현을 “한일 양국간 미래지향의 성과”로 높게 평가하면서 이를 통해 북한에 대해 납치문제의 조기 재조사를 촉구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여당은 전날 부산에서 김현희씨와 일본인 납치 피해자로 그에게 일본어를 가르쳤던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 가족간의 면담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데 대해 한국 정부에 깊은 감사를 표시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전날 기자단에게 “협력해준 데 대해 (한국 정부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재임 중 납치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드디어 양국이 납치문제에서 같은 인식을 갖게 됐다”며 이번 면담 성사가 이명박 정부의 탄생 덕분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진심으로 환영한다. 김현희씨와 한국 정부에 거듭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가와무라 장관은 그러면서 “납치 피해자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를 약속했던 작년 8월의 북일 양국 합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북한에 강력히 촉구해 나갈 것”이라며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이번 면담이 “한국에서 이명박 정부가 발족돼 노무현 전 정부의 대북 융화정책 노선을 전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북한의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양국이 연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요미우리는 한국은 수백명의 국민이 북한이 납치됐다는 점을 들어 “일본인 납치피해자의 소식과 안부 확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북한의 내부 정보도 일본보다는 풍부하기 때문에 한일 연대가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진전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번 면담이 북한에 주게 될 영향에 대해서는 북한을 자극해 오히려 문제를 꼬이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대응에 대해 “태도가 경직되면 됐지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사히(朝日)신문도 한일 양국 정부가 이번 면담을 양국 협력의 상징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이에 자극받은 북한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우려가 크다면서 납치문제 재조사에 대한 북일 합의의 전망을 더욱 불투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가운데 이번 면담에 이어 김씨의 일본 방문 문제가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납치피해자 가족들은 납치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고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가중하기 위해 김씨의 방일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아사히는 김씨의 방일 문제에 대해 김씨의 경우 사건의 실행범으로 사형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입국관리법상 입국을 허용할 것인지를 놓고 비자 발급이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일본 정부의 정치적 판단을 주목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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