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입항 탈북자 각성제 미량 소지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후카오라(深浦)항에 목선을 타고 도착한 탈북자 가족 4명 가운데 막내가 미량의 각성제를 갖고 있었던 사실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고 현지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아오모리현 경찰은 막내에 대해 각성제관리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소지 이유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문어잡이를 하면서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던 20대 후반의 막내는 “내가 사용하기 위해 갖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성분조사 결과 그가 소지하고 있던 분말은 1g 정도 분량의 정제된 각성제인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은 그가 탈북자여서 밀매를 목적으로 소지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또 도주 우려가 없는 만큼 각성제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강제수사를 하지 않고 검찰에 관련 서류를 송치하는 방향으로 검찰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경찰은 탈북 이유 중 하나로 ‘생활고’를 내세웠던 이들 가족의 막내가 각성제를 입수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타고 온 배에는 보통 북한 어선이 구하기 어려운 엔진이 달려있던 점에 대해서도 경찰은 조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 당국은 북한에서는 외화획득을 위해 국가가 관여하는 가운데 각성제 밀조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일본내에서는 북한제로 보이는 각성제가 발견된 적이 있으며 북한 공작선을 이용한 각성제 밀수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유엔마약위원회에서 일본 경찰청이 “북한에 각성제 비밀공장이 최소한 3곳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들 탈북자 일가족은 이날 일본 당국에 제출한 탈북 경위 진술서에서 “무력한 지배자가 사회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의문과 불만을 갖고 있다” “북한에는 인권이 없다. 자유를 위해 왔다”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생활은 점점 어려워졌다. 장래에 대해서도 불안을 느끼게 됐다” “같은 민족으로 말이 통하는 한국으로 보내주기 바란다”며 한국행 희망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일가족 4명은 모두 한글로 이런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전했다.

또 탈북자들이 타고온 목제 배 안에서는 의류와 손전등 등 일용품은 물론 나침반도 발견돼 이들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를 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교도(共同)통신은 전했다.

한편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은 이날 낮 기자회견에서 이들의 처리 문제와 관련, “정부로서는 본인의 희망을 충분히 존중해 적절히 처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한국 정부가 수용한다면 이들의 한국행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분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