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천안함·연평해전’ 유족 면담신청 몰랐나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수호하다 희생된 장병들의 유족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만남이 불발됐다. 유족들은 지난 1일 여야 대선 후보들에게 ‘NLL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며 면담을 신청했다. 자식들의 목숨으로 지켜낸 NLL을 후보들이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2주일이 지난 후 15일 유족들은 박근혜 후보와 만날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박 후보는 “NLL은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면담은 약 20분간 진행됐다. 그러나 문·안 후보와의 면담은 끝내 불발됐다. 유족들은 “일정 잡기가 어렵다” “외교안보 대표로 대체하자” 등의 답변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양보’ 발언 진위여부로 한바탕 곤혹을 치른 이후 ‘NLL 사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문·안 후보의 최근 행보를 볼 때 당연히 면담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실은 그러질 못했다.  


문·안 후보가 유족들의 면담 신청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유족들이 직접 면담 요청서를 접수한 문 후보 측 ‘국민의 소리팀’은 이와 관련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담당 국장은 오히려 “직접 전달이 됐는지, 안 됐는지 뭐가 중요하냐”면서 “자신은 보고를 했을 뿐 후보에게 전달이 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상급자에게 직접 확인하라”고 말했다.


안 후보 측 역시 마찬가지다. 정연순 대변인은 유족들의 면담요청 건에 대해 “전혀 들은 얘기 없다. 금시초문”이라며 “비서실로 연락해서 알아보라”고 했다. 캠프 관계자가 비서실로 직접 연결은 어렵다며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답변은 없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문·안 후보에게는 단일화 논의가 시급할 것이다. 분(分) 단위로 일정을 소화할 만큼 바쁜 후보활동이라는 점도 충분히 감안된다. 이미 공개적으로 ‘NLL수호’ 의지를 피력했다는 점에서 반드시 유족을 만나야 하는 것도 아니다. 캠프의 보고체계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크다. 문·안 후보나 캠프 관계자들이 이들 희생 장병 유족들을 만나 NLL 수호 의지를 밝혔다면 유족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새정치를 강조하는 후보들이 국민을 ‘표(票)’로만 접근하는 구태 정치를 반복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