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중유지원 완료에 4-5주 예상

’북핵 2.13합의’의 이행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대한 중유 지원 완료에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장 대북 중유지원을 위한 절차를 시작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완료시점은 7월 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에 걸리는 시간은 북한의 ’정치적 의지’에 크게 달려있지만, 중유 제공엔 기술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는 만큼, 이 시간은 기존의 6자회담이나 장관급 6자회담 등 차후 북핵 일정을 어림해볼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미국은 방코 델타 아시아(BDA)의 북한 자금의 송금문제로 2.13 합의 이행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벌충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해선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빨리 빨리’를 주문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8일 베이징(北京)에서 방한 길에 오르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이번주, 어쩌면 오늘(18일)이라도 (정유사에) 중유 주문을 낼 것으로 알고 있다…내가 알기론 지원 절차가 오늘은 아니더라도 이번주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대북 지원에 신중한 미국 정부의 그동안의 태도에 비하면 이례적으로 한국 정부의 등을 떼미는 인상마저 준다.

실제 한국 정부는 19일 현재 대북 중유 공급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착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대북 중유 제공은 남한의 지원이 아니라 6자회담에서 체결된 ’2.13합의’에 따라 이뤄지는 것인 만큼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중유 공급에 대해 의견이 모아지면 바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해 아직 다른 나라들과 구체적인 논의는 없음을 시사했다.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결의가 있으면 중유 5만t 공급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을 관장하는 통일부가 조달청에 중유 구매 계약과 중유 운송을 위한 용선 계약을 의뢰하게 된다.

정부는 지난 3월 대북 중유 공급을 위해 GS칼텍스와 구매계약을 맺었었지만 BDA 문제에 봉착해 체선료와 용선료 등으로 25억원, 중유 보관료 등으로 11억원 등 총 36억원 안팎의 손실을 보고 계약이 만료됐었다.

이미 한 차례 중유 구매계약을 맺었던 경험이 있어 이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지만, 온도에 따라 굳어질 수 있는 중유의 특성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운반선을 용선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북한이 중유를 받을 수 있는 항구가 서해쪽은 남포항, 동해쪽은 라선항으로 제한돼 있는 만큼 어느 항구에 얼마만큼의 중유를 전달할지는 북한측과 협의해야 한다.

이러한 행정절차에 약 3주 정도 걸릴 것이라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당국자는 “지난 3월 계약 때는 국회에 보고하고 남북협력기금을 쓰기 위한 다른 절차들이 필요했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절차를 건너뛸 수 있어 시간은 덜 드는 편”이라고 말했다.

구매와 용선에 필요한 3주 정도의 시간과 중유를 북한에 실어나르는 운송시간까지 감안하면 북한에 전달될 중유 5만t의 공급이 완료되는 데는 앞으로 4∼5주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추산이다.

’2.13합의’에 따르면 중유 5만t의 최초 운송은 합의 후 60일 이내에 개시하기로 돼 있고, 60일이라는 시점은 북한의 핵시설 폐쇄와 봉인 완료시점을 의미하는 만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단이 북한에 들어가 영변 핵시설을 폐쇄.봉인하면 중유도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의 핵시설 동결에 대략 1달정도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중유 구매와 용선계약을 마치고 곧바로 수송에 들어가면 폐쇄와 동시에 첫 수송선을 띄우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시설 동결 시점과 중유 5만t의 공급 완료 시점을 맞추려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BDA문제를 비롯해 북한이 그동안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핵동결에 따른 중유 공급 개시라는 합의를 넘어서 더욱 분명한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6자회담의 논의 과정을 보면 북한은 비핵화 과정을 중유 등 대북지원과 연계하기보다는 북미관계 진전에 결부해 왔다”며 “따라서 중유가 핵시설 동결의 쟁점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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